NC 박명환(37)은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유니폼을 입었다. 강속구를 마구 뿌려대던 예전 모습은 아니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은 전성기 시절 못지 않다. 또 잊혀졌던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리고 싶은 마음도 강하다.
구단 스프링캠프 장소인 미국 애리조나를 ‘약속의 땅’으로 삼은 박명환은 “4년 만에 외국에서 훈련하는 것 같다”면서 “전지훈련을 통해 예전 모습을 찾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준비를 잘 했고, 이제 아픈 곳은 없다”고 자신했다.
1996년 OB(현 두산)에 입단한 박명환은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앞세워 정통파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러나 2006년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한 뒤 어깨 부상에 시달려 2010년 4승6패 평균자책점 6.63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1군 마운드에서 자취를 감췄다. 2012년 11월 LG 유니폼을 벗고 재활에 매달려 온 박명환은 지난해 9월말 공개 입단 테스트를 자청했고, 결국 NC의 부름을 받았다.
그라운드까지 먼 길을 돌아온 박명환은 손민한(39)의 성공 사례를 주목했다. 2000년대 초반 ‘전국구 에이스’로 통했던 손민한은 2009년 받은 어깨 수술과 많은 나이, 그리고 3년 간의 긴 실전 공백을 딛고 NC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다. 박명환은 “손민한 선배처럼 결과로 보여줘야 팬들이 인정해 줄 것”이라며 “중간 투수든, 선발 투수든지 경쟁을 통해 한 자리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박명환의 우선 목표는 시범경기 엔트리 진입이다. 실전 감각을 찾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잦은 등판뿐이다. 시범경기는 박명환이 1군 무대에서 통할지 여부를 가릴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다. 합격점을 받는다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고 반대의 경우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박명환은 “올해가 야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일 것 같다”면서 “2군에서 던지려고 돌아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2군 생활을 길게 한다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필사즉생의 각오를 던졌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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