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설 물가가 뜀박질하고 있다. 채소와 소고기가격이 주범이다. 예년보다 이른 설 연휴를 앞두고 때늦은 한파와 가뭄으로 주요 채소가격이 30%가량 오른 데 이어 한우 암소도 전체적인 공급이 줄면서 한우 값도 10% 이상 올랐다.
19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18일 현재 주요 채소인 애호박(20개·상등급 기준)은 3만864원으로 전주보다 30% 올랐다. 또 ▲빨간 파프리카(5㎏·상)는 3만1,210원으로 21.9% ▲양상추(8㎏·상)는 1만4,500원으로 17.3% 각각 뛰어올랐다. 특히 풋고추(10㎏·상)는 8만7,682원으로 전주 대비 40% 상승했다.
한우 가격도 오르고 있다. 17일 기준 한우 1등급(1㎏) 가격은 1만4,608원으로 지난해 설 2주 전 가격보다 19%나 올랐다. 국거리나 불고기에 주로 쓰이는 한우 양지 1등급은 전년보다 6.3%, 한우 갈비 1등급은 9.2% 상승했다.
아울러 주요 제수품목인 건고사리 수입(1㎏)은 3만7,500원으로 지난해보다 15.3%, 귤(10㎏)도 1만8,886원으로 전년보다 32.4%나 각각 올랐다.
주요 채소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최근 전국에서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가 기승을 부렸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과채류의 적정 생육 온도는 25도 가량인데 올해 농업용 전기요금이 3% 인상되면서 농가의 난방비 부담이 늘어난 것도 가격 상승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물용 수요가 많은 감귤의 경우 지난해 여름 주산지인 제주도가 가뭄 피해를 보면서 생산량이 10% 줄었다.
한우 가격은 지난해 폭락여파가 거꾸로 나타나고 있다. 한우 두수가 너무 많아 작년엔 가격이 크게 떨어졌는데, 이후 암소 수가 줄어 지금은 큰 폭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게다가 방사능우려로 수산물을 기피함에 따라 한우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설 연휴가 임박할수록 가격은 더 뛸 전망. 이와 관련,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설 성수품 구매 적기를 분석해 배추, 무, 시금치 등 채소류는 설 연후 5~7일 전, 사과와 배는 선물과 제수용 수요가 몰리는 5~10일 전에 구매하는 게 좋다고 권했다. 또 소고기의 경우 가정 내 제수용 소비가 집중되는 1~3일 전 시기를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형마트들은 산지 대량구매를 통해 채소품목 할인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설 대목을 앞두고 22일부터 도라지, 고사리, 시금치 등을 30~50%할인 판매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22일까지 오이고추(2봉)를 시세보다 30% 저렴한 1,900원에, 파프리카(3입)를 10% 싼 4.900원에, 남해안 겨울섬 시금치(100g)를 20% 낮은 450원에 각각 판매한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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