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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5주기 "여기 사람이 있다… 무엇이 급해서 내몰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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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5주기 "여기 사람이 있다… 무엇이 급해서 내몰았나"

입력
2014.01.1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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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을 5년 동안 방치할 거였다면, 무엇이 급해서 그들을 죽게 만들었는지…."

18일 오후 용산참사가 일어난 현장인 서울 용산구 남일당 건물터에서 김성환(58)씨가 오열하며 말끝을 흐렸다. 김씨는 용산참사 당시 망루 농성을 한 혐의로 약 4년 동안 수감생활을 했다. 그는 수감생활을 한 다른 5명과 함께 지난해 1월 31일 특별 사면됐다. 김씨는 "함께 망루에 올랐다가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저리다"고 말했다.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참사는 20일로 발생 5년을 맞았다. 용산참사 범국민추모위원회는 18일 오후 2시 남일당 터에서 '용산참사 5주기 추모집회'를 열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집회에는 용산참사 유가족 9명과 생존자 24명, 철거민 등 400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해 곳곳에 국화꽃을 놓고 눈물을 흘렸다. 망루에 올라 '용산 4구역 강제철거 반대'를 외친 30명의 철거민 중 복역 중인 남경남 전 전국철거민연합 의장을 제외한 농성 생존자 24명이 전부 모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들은 "5년이 흘렀지만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다"며 "과잉진압의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참사에서 아버지 고 이상림씨를 잃은 아들 이충연(41)씨는 "살인진압을 명령했던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공항공사 사장이 됐고, 수사를 지휘했던 정병두 검사장은 대법관 후보로 올랐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저항하는 시민을 잡는 사람들을 영전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정권 타도를 외쳤다. 그 역시 망루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4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참가자들은 약 40여분의 집회 후 1시간 동안 한강대로 3.4㎞ 구간을 행진해 서울역 광장에서 민주노총과 철도노조 조합원 등과 함께 '용산참사 5주기 범국민 추모제'를 이어갔다. 추모제에는 주최측 추산 3,000여명(경찰 추산 1,000명)이 참가했다.

중앙 연단 오른편에는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합동 분향소가 설치돼 시민들의 조문을 받았다. 연단에 오른 유가족 전재숙(72)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참가자들에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까지 저희의 버팀목이 되어 달라"며 "용산을 잊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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