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나 윌리엄스(33ㆍ미국)는 남자 프로테니스의 '빅4'(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노박조코비치, 앤디 머레이)를 다 모아 놓은 위상과 역량을 뽐내고 있다. 그만큼 난공불락이란 의미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테니스 여자단식 챔피언도 '이변이 없는 한' 그의 몫이란 게 일반적인 평가였다.
그런 서리나가 대회 8강에도 오르지 못하고 '고향 앞으로' 짐을 쌌다. 서리나는 19일 호주 멜버른 파크 로드레이버 아레나 메인 코트에서 열린 16강전에서 안나 이바노비치(27ㆍ세르비아)에게 1-2(6-4 3-6 3-6)로 역전패 했다. 외신들은 현장 분위기가 충격과 경악 그 자체였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 언론들은 '호주에서 날아든 충격'이란 제목으로 헤드라인을 뽑았다. 지난 시즌 78승4패를 기록한 서리나는 8월 이후에는 무패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25연승 행진도 이날로 중단됐다. 호주 오픈에서 6번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서리나는 자신의 통산 18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기회도 날려 버렸다. 서리나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컨디션이 베스트가 아니었다"라고 짧게 말했으나 곧바로 등에 문제가 있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서리나는 지난해 호주 오픈에서도 8강전에서 무너졌다. 슬론 스티븐스(20ㆍ미국)에게 세트스코어 1-2로 역전패한 것. 두 시즌 연속 우승컵 근처에도 못 가보고 쓴 잔을 들이켰다. 반면 이바노비치는 이전까지 서리나와 4번 맞붙어 한 게임은 커녕, 한 세트도 건지지 못했으나 이날 대어를 낚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서리나를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 역시 한 인간에 불과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바노비치는 앞서 이달 초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ASB클래식에서 서리나의 친언니 비너스 윌리엄스(38)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 달새 자매를 잇달아 침몰시킨 것이다.
1세트를 내준 이바노비치는 2세트부터 포핸드를 앞세워 서리나를 압박했다. 이바노비치는 위너 30개 가운데 20개를 포핸드로 따냈다. 서리나는 실책 31개를 쏟아내며 자멸했다.
한편, 한국 주니어 남자선수들의 활약도 이어졌다. 청각 장애를 뛰어넘은 이덕희(16ㆍ마포중)가 19일, 2회전에 진출했다. 전날에는 홍성찬(17ㆍ횡성고)과 정현(18ㆍ삼일공고)이 나란히 2회전에 선착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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