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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1월 20일]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금융교육

입력
2014.01.1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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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태어나기 전부터 돈과 함께 살아가지만, 이것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교육을 받지 못한 채로 자라왔다. 돈에 대한 교육이란 그저 아껴 쓰고 차곡차곡 모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행여 아이들이 돈에 대해 이야기하면 '돈 밝히는 아이'로 몰아세우거나 "그런 것은 알 필요 없으니 공부나 해라"고 터부시하기 일쑤였다. 돈에 대한 관심은 심지어 대학에 다니는 나이가 되더라도 굳이 '알 필요가 없고 알아서도 안 되는' 어른들만의 관심영역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많은 어린이, 청소년들의 장래 희망이 부자가 되는 것이고 또 부자가 되고 싶다고 공공연히 이야기한다.

꿈을 가지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계획이나 실천능력 없이 꿈만 가지고 살기에는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어떤 사람이 부자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지만 부자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 없이 막연히 부자를 꿈꾸는 것은 아무런 준비 없이 히말라야 산을 오르는 것과 같지 않을까?

과거 산업화 시대의 교육목표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읽기와 쓰기 능력을 갖추게 해서 빈곤으로부터 모두를 구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단지 문맹을 면했다고 해서 잘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금융이해력을 길러서 이를 통해 부자의 길로 들어서게 하는 것을 교육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며 청소년기의 적절한 금융교육은 우리 사회의 기초적인 책무이다.

금융교육은 각종 금융환경 변화로 인해 겪을 수 있는 금융 관련 문제를 미리 예방하고 소비자들이 현명하게 환경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전달하고 정보를 제공하며 자문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여기에는 선택의 원리와 같은 기본적인 경제개념과 금융시장환경 그리고 화폐관리, 개인신용관리, 저축과 투자, 위험관리에 이르는 광범위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급변하는 금융시장환경에 대응하며 부족한 사회안전망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스스로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금융역량 강화를 위한 금융교육이 필수적이다. 금융교육이야말로 우리 청소년들이 금융역량을 갖춘 건강한 경제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며 지역사회와 국가 경제 안정과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나라는 IMF 외환위기와 2000년대 초반의 신용카드 대란을 경험하면서 사후적 대책보다는 예방 차원에서 신용관리 및 금융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최근의 세계적 금융위기를 경험하면서 돈의 가치, 신용, 재무관리의 중요성을 미리 습득하고, 청소년 시기부터 금융이해력 증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금융교육이 개인의 금융 및 경제활동과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는 최선책임을 인식하고 아동과 청소년들의 발달적 상황을 고려해 이미 금융교육을 조기에 실시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청소년에게도 체계화된 청소년 금융교육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교육의 경우 대학입시가 초미의 관심사이기에 교육현장에서는 대입과목 중심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교과목의 중요도도 입시 관련성에 따라 달라지기에 금융교육이 정규 학교 교육에 포함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유대인들은 자녀들에게 생존에 필요한 것 두 가지를 반드시 가르친다고 한다. 하나는 돈을 관리하는 능력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교육 영역에 속하는 부분이라고 한다. 이는 살아가는 데 있어 일반적인 지식이나 기술 못지않게 돈에 대한 개념과 그를 관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도 청소년교육의 목표도 단지 좋은 대학에 보내는 데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게 하는 것에서 벗어나, 각자가 경제적으로 건강한 생활인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초소양을 갖추는 것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는 근본적인 시각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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