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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하나 캠페인] <12> 뇌병변 앓는 계룡시 49세 김태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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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하나 캠페인] <12> 뇌병변 앓는 계룡시 49세 김태엽씨

입력
2014.01.1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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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으면 누가 아들을 거두어 챙겨줄지 걱정돼 가슴이 미어집니다."

충남 계룡시 엄사면의 한 아파트. 방과 주방이 구분되지 않은 10평 남짓한 원룸에서 장애인 아들 김태엽(49)씨와 함께 사는 우제희(84) 할머니는 탄식을 토했다.

아들 김씨는 뇌병변 2급 장애인이다. 간질로 인한 발작 증세와 뇌수술 후유증으로 오른쪽 팔 다리가 마비됐고, 기억상실과 언어장애 등 복합장애를 앓고 있다.

21년 전 홀몸이 된 팔순의 우 할머니는 아들 걱정 때문에 하루도 마음이 편한 날이 없다. 곧 쉰 줄에 접어드는 아들이지만 기억상실증에 걸음까지 불편해 잠시라도 떨어져 있으면 언제 무슨 사고가 발생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들 김씨는 어려서부터 간질을 앓았지만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 공부도 잘해 중ㆍ고교 시절 주위에서는 '조금만 노력하면 서울대도 갈수 있겠다'는 말까지 들었다. 우 할머니는 가끔 간질 발작을 일으키는 아들이 걱정스러웠지만 "세월이 흐르면 나아질테고, 공부도 잘하니 어엿한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고 살았다.

그러나 김씨의 몸 상태는 어머니의 희망처럼 되지 않았다. 심해진 간질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몇 년을 집에 틀어박혀 살았고, 외삼촌이 운영하는 농약도매상에서 취직해 평범한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병이 악화돼 이마저 어렵게 됐다.

2007년 간질을 치료하기 위해 대전의 한 대학병원에서 받은 뇌수술은 오히려 김씨를 더 깊은 장애의 늪으로 빠뜨렸다. 수술 이후 손과 다리가 마비됐고, 말도 할 수 없었다. 기억상실증으로 과거를 새까맣게 잊어 누가 곁에서 돕지 않으면 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우 할머니는 아들을 간병하느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파트 주변을 돌아다니며 폐지를 줍지만 하루 벌이는 1,000~2,000원에 불과하다. 모자의 생활비는 아들의 장애수당 54만원과 우 할머니의 노인수당이 전부다. 집세는 딸이 근근이 모아 보내준 돈으로 내고 있다.

그래도 희망이 생겼다. 지난해부터 계룡시가 지원한 장애인활동보조원이 매주 2회 방문하면서 김씨의 상태가 조금씩 나아졌기 때문이다. 전혀 말을 못하던 김씨는 재활보조원과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간단한 단어를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손과 다리에도 근력이 생겨 작은 물건은 손으로 집고, 불편하지만 걸을 수도 있게 됐다.

거동이 가능해지자 김씨는 어머니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 도로변과 공원에서 쓰레기 등을 줍는 어머니를 도왔다. 노령의 어머니가 다루기 힘든 물건을 주울 때는 왼손으로 대신 처리해 어머니를 즐겁게 했다.

더욱 희망적인 일은 정밀종합검사를 거쳐 2,3년 치료하면 지금보다 몸 상태가 훨씬 나아질 수 있다는 병원의 소견이 나온 것이다. 그러나 전 재산이라곤 호주머니의 단돈 몇 천원뿐인 우 할머니에게는 500만원의 병원검사비용은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다.

우 할머니는 "병원에서 아들의 몸이 나아질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당장 아들이 건강해 진 것처럼 기뻤다"며 "죽기 전에 아들이 제대로 된 검사와 치료를 한번 받게 해주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후원=자동응답전화(ARS)060-700-1111, 우리은행 1006-587-121212(예금주 사회복지법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계룡=글 사진 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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