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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비상] 외부차량 막고 친인척도 못 오게… '불안한 적막' 마을 뒤덮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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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비상] 외부차량 막고 친인척도 못 오게… '불안한 적막' 마을 뒤덮어

입력
2014.01.1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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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에서도 AI가 확진 됐다면서요? 명절(설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여기서 더 확대되면 정말 큰일입니다."

19일 오후 'AI 진원지'인 전북 고창군 신림면 무림리 환산마을 입구. 군인과 경찰, 고창군 공무원, 마을이장 등이 방역이동통제초소를 설치하고, 외부차량 진입을 금지하는 등 철통 같은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었다.

마을입구 초소에서는 축산 차량을 차단하고 마을 주민의 통행차량을 방역하는 임무를 맡았지만 마을 주민들은 물론, 인근의 친인척까지 왕래가 끊겨 사람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다. 더욱이 정부가 AI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광주ㆍ전라 지역의 가금류와 축산 종사자, 축산 차량 등에 대해 48시간'일시 이동중지'명령까지 내려 농촌 마을은 '불안한 고요' 속에 빠졌다.

마을 초소를 지키고 있는 고재선(47) 이장은"AI 확산방지를 위해 마을 주민들이 나서서 자신의 친인척들도 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인근 마을 양계 부화장의 병아리까지 예방차원에서 모조리 살처분 했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지난 주말 AI 발생 이후 비상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오전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긴급담화문을 발표하고 "가축이 평소와 다른 증상이 생기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면 즉시 신고해 방역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며"이동제한 출입통제 지역과 방역 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농장 출입차량과 장비 등에 대한 세척과 소독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북도는 고창, 부안 등에 이동통제초소 30여 개를 설치하고 주요도로 등 150곳에 초소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전남도도 이동통제초소 64개소와 축산차량 전용 소독장소 58곳을 설치해 24시간 운영중이다.

AI의 발생 원인으로 겨울철새가 지목되면서 철새 도래지와 이동 경로가 속해 있는 지자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충남도는 서천 금강하구, 부여 웅포대교, 논산 강경천, 서산 천수만 등 철새 도래지의 방역 활동을 강화하고 있고, 경남도도 창원 주남저수지, 창녕 우포늪에 하루 2차례 예찰과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강원 원주지방환경청도 철새 도래지인 원주 섬강 일원 50개 지점과 강릉 남재천 일원 50개 지점에서 철새 배설물을 채취해 AI 감염 여부를 검사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AI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남구 상개동, 울주군 언양읍의 가금류 재래시장을 폐쇄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AI 발병 농장 인근(3㎞) 양계사육농장에서 가금류 3만여 마리를 키우는 박모(53)씨는"명절을 앞두고 다음주에 사육한 닭을 출하시키려고 했는데 이동제한 조치로 당장 필요한 사료도 구하지 못하는 등 답답할 뿐"이라며 "뾰족한 대책이 없어 아무 일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고창 오리협회 배종률 회장은"농가 회원들끼리 수시로 연락을 취해 정보를 공유하며 정부의 대처를 살피고 있다"며"AI가 아무 문제없이 조용히 지나가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고창=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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