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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힘? 일본 백화점 매출 반짝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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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힘? 일본 백화점 매출 반짝 상승

입력
2014.01.1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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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불황 여파로 침체일로를 걷던 일본 백화점 업계의 매출이 아베노믹스 덕분에 16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매출 상승이 대도시 일부 백화점에 국한됐고, 지방 업계에까지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아베노믹스 훈풍이 일본 전역까지 도달하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니혼게이자이(日經)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백화점협회가 17일 발표한 2013년 전국 백화점 매출은 6조2,171억엔(63조여원)으로 전년 대비 1.2% 늘었다. 일본 백화점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은 1997년 이후 16년 만이다.

백화점 업계는 엔화 약세로 인한 주가 상승으로 소비자의 구매력이 증가한 것이 매출 신장의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다. 실제 2013년 한해 동안 닛케이평균주가지수는 57% 상승했다. 주식을 돈으로 바꾸지 않아도 자산 증가효과를 맛본 주식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엔저 현상에 기대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구매력도 늘었다.

매출 증가는 고가제품에 집중됐다. 고급 손목시계, 미술품, 액세서리, 귀금속 등이 전년 대비 14.85% 증가했고, 화장품과 가구 등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지역별로는 도쿄, 오사카, 요코하마, 나고야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일본의 고급 백화점 중 하나인 이세탄 백화점 신주쿠 본점은 롤렉스 등 명품 시계 판매량이 지난 해 봄부터 60% 늘었고, 미쓰비시 니혼바시 본점도 40% 증가했다. 도쿄에 예년에 비해 추운 날씨가 오래 지속되면서 고급 코트와 머플러 등 방한 용품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가구, 가전 등 수요도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이용하는 백화점 면세코너의 매출은 384억엔으로 전년 대비 90%나 증가했다. 중국과 태국의 큰 손 관광객들이 주 고객층이다. 다카시마야 신주쿠점 관계자는 "면세점 매출이 백화점 전체의 4%에 달한다"며 "면세 대상 이외에 일본산 화장품 판매도 호조세"라고 전했다.

하지만 아베노믹스에 따른 주가상승과 자산상승효과 등 순풍은 대도심 백화점에만 그치고 있다. 교토, 고베, 히로시마 등 비교적 대도시는 물론, 홋카이도, 도호쿠, 주부, 시코쿠 등 중소규모 도시에 위치한 백화점은 대부분 1%의 매출 하락을 기록했다. 의류, 식료품 의 매출도 0.2%, 0.3% 각각 감소하는 등 일상 생활에 필요한 지출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데 요치히로 일본백화점협회 전무이사는 "지방에는 역사가 있는 백화점이 많고 고정 고객도 많다"며 "임금이 상승하고 전국적으로 돈이 순환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화점 매출이 내년에도 2년 연속 증가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당장 4월부터 소비세가 5%에서 8%로 인상되면 물가의 전반적인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아베노믹스 효과가 일시적인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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