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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얼빈역에 '안중근기념관' 전격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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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얼빈역에 '안중근기념관' 전격 개관

입력
2014.01.1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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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중국 하얼빈역에 중국 정부가 안 의사를 기리는 기념관을 전격 개관했다. 지난해 6월 방중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표지석 설치 요청에 더 크게 화답한 것으로, 침략의 과거사를 부인하는 일본에 대한 한중 양국간의 공조를 더욱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외교부는 19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와 하얼빈시 철도국이 지은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이날 오전 개관식을 갖고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기념관 공사는 그동안 비밀리에 진행됐으며, 일본 북한 등과의 마찰을 의식한 듯 개관식에는 헤이룽장성 부성장 등 중국 측 인사들만 참석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기념관은 의거 현장 바로 앞의 귀빈실 일부를 개조, 200여㎡ 크기로 만들어졌다. 특히 입구 외벽에는 이토를 저격한 '오전 9시30분'에 고정된 대형 시계가 걸렸고, 내부는 유리창 너머로 저격 현장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안 의사의 일생과 사상을 담은 사진과 사료 등이 일부 한국어 설명과 함께 전시됐다. 바닥에 간단한 삼각형 표시만 있던 저격 현장에도 "안 의사 이등박문 격살 사건 발생지, 1909년 10월 26일"라는 설명 문구가 천정에 설치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중 정상 간 논의에 따라 중국 하얼빈역에 안 의사 기념관이 개관된 것을 환영하며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해 6월 박 대통령 방중 이후 기념관 설립에 대해 물밑 협의를 벌여 왔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외교부가 공식 브리핑에서 "안중근 의사는 중국에서도 존경 받는 저명한 항일의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기념관 건립으로 한중의 과거사에 대한 압박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본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안 의사 표지석 문제가 불거졌을 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안 의사는 범죄자"라는 주장을 펴 우리 정부의 강력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26일 하얼빈역에서 러시아군의 군례를 받던 이토를 사살하고 현장에서 체포됐다. 같은 해 11월 러시아 헌병대에서 뤼순의 일본 감옥으로 이송됐으며 이듬해 2월14일 사형을 선고 받고 3월26일 순국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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