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말 익산ㆍ천안서 첫 의심신고 후 보름 새 경기ㆍ전남ㆍ충남 등지에서 잇따라 발견, 현재는 고창ㆍ부안 3건 외 추가 신고 없어, 고병원성 AI 최소 한 달 이상 간 전례 볼 때 조기 종결 속단하기 일러
2년 8개월 만에 국내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부는 “전국적인 확산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20일 자정으로 끝나는 일시적 이동통제(스탠드 스틸)의 연장도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AI가 철새를 통해 전염된다는 점에서 가축과 관련 인력의 통행을 제한하는 스탠드 시틸 조치만으로 추가 전염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축산업계와 학계는 과거 병원성 AI 발생 사례와 잠복기가 21일에 달하는 점, AI의 무서운 전파력을 감안할 때 향후 수일간 다른 지역에서 추가발병이 발생하는지 여부가 이번 사태의 확산 여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제까지 국내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사례는 총 네 번이다. 이 중 가장 최장 지속 기간은 2010년 12월 말에서 이듬해 6월까지 139일 간이었다. 당시 AI는 2010년 12월 말 전북 익산과 충남 천안에서 동시에 의심 신고가 접수된 후 3, 4일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최초 의심 신고 후 일주일 뒤인 2011년 1월 7일부터 중순까지 경기 평택과 충남 아산 등에서도 의심 신고가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면서 AI가 급속히 확산됐다. 이후 2월까지 전남 영암과 장흥, 충남 천안ㆍ아산, 인접한 경기 용인ㆍ평택ㆍ화성ㆍ여주 등지에서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6개월 동안 AI는 25개 시군에서 총 53건이 확인됐다. 광역단체로는 경기, 충남, 전남ㆍ북, 경남ㆍ북 등 사실상 한반도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로 인해 286농가에서 가금류 647만 마리가 살처분됐고 이동제한 등의 방역조치는 그 해 7월까지 계속됐다. 청정국 선언은 9월 5일에야 이뤄졌다.
이번의 경우 최초 신고가 16일 접수된 것을 2010년의 경우와 비교하면 추가 발병신고가 급증하기까지는 아직 3, 4일이 남아있는 만큼 이번 주내 추가발병 여부가 이번 AI감염 사태의 추이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17일 의심신고가 접수된 부안농장의 오리 역시 정밀 역학조사 결과 고창농장과 동일한 H5N8 고병원성 AI로 확인돼 전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 기존에 발생한 네 번의 고병원성 AI발생 중 3건이 석 달을 넘고 가장 짧았던 것도 42일간 지속됐다는 사실도 조기 종결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2011년 발생한 AI는 최초 의심 신고 후 1~2주 사이에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의심신고가 집중적으로 들어온 후 AI로 확진됐다”며 “앞으로 일주일 정도를 더 지켜봐야 추가 확산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야생 철새가 AI 전염의 매개체인 점도 전남ㆍ북과 광주 지역에 대한 스탠드 스틸만으로는 전염을 차단하기 힘들다. 이에 대해 주이석 검역검사본부 동물관리부장은 “AI 발병 지역 인근인 전북 고창군 동림저수지에서 발생한 가창오리 폐사와 이번 AI 발생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폐사한 가창오리떼의 사인이 고병원성 AI로 확진 될 경우 정부의 방역작업은 한층 힘겨워질 것으로 보인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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