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 멀티 포지션 바람이 불고 있다. 외국인 타자 영입 의무화로 토종 야수들은 기존 한 자리를 내줘야 한다. 모든 팀들은 수비보다 방망이에 초점을 맞추고 데려왔다. 외국인 타자의 자리에 따라 나머지 포지션은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 경쟁 체제 또한 더욱 불이 붙었다. 각 구단 감독들은 선수 운용 폭을 넓히고자 특정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스프링캠프에서 테스트 중이다.
▲붙박이는 없다
베테랑도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그 동안 LG의 3루 핫코너는 정성훈이 책임졌다. 그러나 올해부터 외국인 타자 조쉬 벨의 합류로 정성훈은 낯선 1루수를 겸업한다. 벨은 미국에서 주로 3루수로 출전했다. 아직 정확한 포지션은 구상하지 않았지만 이들의 포지션 중첩을 해결하고자 정성훈은 스프링캠프부터 1, 3루 수비를 모두 소화할 예정이다. 또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문선재는 외야 수비를 병행한다.
NC 주장 이호준은 모처럼 1루수 미트를 챙겼다. 지난해 126경기를 모두 지명타자로 출전했지만 올 시즌은 현역 메이저리거인 에릭 테임즈가 가세해 환경이 달라졌다. NC는 외야 자원이 포화 상태를 이뤄 주로 외야수로 뛰었던 테임즈가 1루 수비를 할 수도, 지명타자로도 나설 수도 있다. 이호준은 “좋은 선수들이 많아 지명타자 자리를 위협 받을 것 같다”며 “나도 살 길을 찾기 위해 1루수 미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SK, 우리도 두산처럼
두산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가 많다. 김재호, 허경민, 오재원 등이 대표적인 자원이다. 어딜 가든 제 몫을 하는 선수들이 경쟁 체제를 이뤄 시너지 효과를 냈다. 1, 3루 수비가 가능한 외국인 타자 호르헤 칸투가 새로 와도 큰 혼선은 없을 전망이다.
SK는 올 시즌 두산처럼 멀티 포지션 강화를 꾀한다. 내야진의 핵심인 정근우(한화)가 빠진 공백을 메우고자 지난해 마무리 훈련부터 실험을 진행했다. 박진만은 유격수와 3루수, 나주환은 유격수와 2루수, 김성현은 2루수와 유격수 수비를 각각 했다. 이밖에 2차 드래프트로 넥센에서 SK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신현철, 신예 박계현 등도 멀티 플레이어다. 또 좌익수, 우익수, 1루수를 소화할 수 있는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과 함께 포지션이 겹치는 박정권, 김상현, 한동민 등도 내외야 수비 완성도를 끌어올리고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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