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로동혈(偕老同穴)할 커플이네요”
남매라고 착각할 정도로 닮은 선남선녀가 궁합을 보러 왔다. 외모가 비슷한 커플은 대체로 궁합이 좋다. 사이좋게 오래 산 부부가 닮아 가는 것처럼 어울림이 좋아 보였다.
부부가 오래 살면 닮는다는 말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의식주와 관심사나 생각이 비슷하기 때문에 저절로 닮아 가는 것이다. 궁합에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가 잘 될 것이다.
궁합은 사주 간지를 대비하여 합(合-조화)과 충(衝-충돌)의 조화로 판단하는데 합이 많으면 좋은 궁합이고, 충이 많으면 나쁜 궁합이다. 즉 닮았다는 것은 합이 많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궁합을 보는 방법은 나에게 없거나 부족한 것을 상대의 사주에서 찾는 상대성으로 본다. 배우자와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여 보다 완전한 인간을 도모하는 목적이다.
이 커플은 합의 어울림도 좋았고 서로의 장단점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주를 가져서 완벽에 가까운 궁합이다. 특히 궁합의 큰 축을 이루는 잠자리 합이 아주 좋았다. 모두 양인에 신강(身强)한 남녀가 만났으니 변강쇠와 옥녀 커플에 비견될 정도다.
“‘해로동혈’할 커플입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겉궁합과 속궁합이 좋아 부부가 같이 늙고, 또 죽어서도 같은 무덤을 쓸 것 같습니다.”
“아….”
속궁합 이야기가 나오자 감탄사를 합창하더니 둘 다 얼굴을 붉힌다. 간접적으로 속궁합이 좋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 커플처럼 합이 잘 되면 바이오리듬이 같고 생각이 일치되어 일상생활은 물론 잠자리 호흡도 척척 맞는다고 한다. 그러나 뭐든 과하면 탈이 생기듯 합이 지나치면 오행이 소실되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상담 막바지에 적당히 즐기라고 했더니 얼굴을 붉히며 히죽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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