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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독차지하려는 현대인의 욕심 그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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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독차지하려는 현대인의 욕심 그 끝은…

입력
2014.01.1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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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을 넘기면 내리쬐는 태양열에 모든 것이 말라 버린 황폐한 대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이어지는 페이지에는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를 물 한 방울이 간절해 빈 호리병을 머리 위로 들어올려 보는 아이와 작렬하는 태양, 기우제를 지내는 모습 등이 한 컷 한 컷 만화처럼 연결돼 있다.

글 한 줄 없이 190여장의 크고 작은 그림만으로 구성된 그림책이다. 이야기는 가뭄에 시달리던 인간들이 물을 뿜어내는 동굴 벽화 속의 신비한 물고기를 찾아 나서는 것으로 시작된다. 물고기를 독차지하려는 인간과 동물의 싸움이 이어지고 갇혀 버린 물고기의 입에서는 엄청난 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대홍수를 맞게 된다. 자연을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와 공유할 대상이 아닌 소유물로 여겨 파괴를 일삼는 현대인의 삶이 투영된다.

성경 속 '노아의 방주'를 모티프로 삼아 상상력을 더해 만든 이야기의 방대한 스케일만큼이나 큰 판형도 책의 매력도를 높이는 요소다.

2010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2013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BIB) 어린이 심사위원상을 받은 이기훈 작가는 역동적인 그림으로 인간의 탐욕을 꼬집는 신비한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전개한다. 그림의 세부 묘사가 섬세해 어른이 함께 즐기기에도 무리가 없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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