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문익환 목사 서거 20주기(18일)를 맞아 고인이 1974년부터 30년간 거주했던 서울 강북구 수유리 '통일의 집'이 기념관 등으로 재정비된다.
17일 '늦봄 문익환 목사 서거 20주기 준비위원회'와 문 목사 유족은 통일의 집을 기념관이나 박물관으로 재정비하는 계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가옥이 재정비되면 성명서, 시 원고, 활동사진, 옥중편지ㆍ일기, 설교 노트, 공판기록 등 문 목사 관련 미공개 자료 수십 점도 전시된다.
통일의 집은 문 목사의 부인 고 박용길 장로의 뜻에 따라 문 목사 별세 이후 일반에 공개돼왔다. 약 90㎡(30평형) 면적의 단독주택인 이곳은 박 장로가 '누구나 통일을 논할 때 쓰는 공간'이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다. 그러나 2011년 9월 박 장로 별세 이후 상주하는 사람이 없어 곳곳에 곰팡이가 피는 등 방치돼 왔다.
유족은 최근 한국기록전문가협회와 가옥, 유품 보존안을 논의했다. 유족은 유품을 보관, 전시하기에 집이 비좁아 고인의 모교인 한신대에 공간 협조도 요청할 예정이다. 다만 수의 등 유품 보존처리에 드는 재원 마련이 과제로 남았다. 문 목사의 장녀 영금(66)씨는 "평생 민족을 위해 헌신한 분인데 언제부턴가 세간에 왜곡돼 알려져 속상했다"며 "가옥 재정비가 고인이 제대로 평가 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매진한 문 목사는 1976년 명동성당 '민주구국선언'으로 시작해 다섯 차례 옥고를 치렀다. 1989년 방북했고, 1993년에는 '통일맞이 7,000만 겨레모임 운동'을 제창했다. 고인을 추모하는 문화제는 18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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