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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축구대표 임흥세 감독 "젊은이 꿈 키워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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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축구대표 임흥세 감독 "젊은이 꿈 키워줄 터"

입력
2014.01.1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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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찌든 남수단 청소년들에게 축구를 통해 꿈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축구로 검은 대륙의 에이즈를 퇴치하겠다'는 꿈을 품고 2년 전 아프리카 최빈국 남수단으로 건너가 축구 교육 활동을 펼쳐온 임흥세(58ㆍ사진) 풋볼액트29 감독이 14일(현지시간) 남수단 축구 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홍명보의 스승'으로도 유명한 임 감독은 1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남수단 축구협회가 지난해부터 감독 제안을 했는데 사정상 보류했다가 이번에 남수단에 내전이 터지고 나서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비록 큰 힘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내전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나를 믿고 감독으로 임명해준 남수단에 고맙게 생각한다"며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온 힘을 다해 한국 축구 시스템을 남수단에 심어놓겠다"고 강조했다.

성수중학교 감독, 대한축구협회 중학교 상비군 감독, 광운전자공고 감독 등을 역임한 임 감독은 2007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건너가 유소년(12세) 대표팀 감독을 맡아 축구를 통해 선교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다가 더욱 상황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는 신념으로 2012년 말 '울지마 톤즈'의 주인공 고(故) 이태석 신부가 활동하던 남수단 시골마을 톤즈로 건너갔다. 그는 만연한 에이즈, 대물림하는 가난 등 암울한 현실에 노출된 현지 청소년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며 면역력과 희망을 함께 심어줬다. 그는 축구 클럽을 만들어 지금까지 600여 명의 선수를 지도해 오며 지난해부터는 남수단 축구협회 기술고문으로도 위촉돼 활동해왔다.

임 감독이 이같이 축구를 통한 선교활동에 매달리는 이유는 스포츠가 가진 힘을 믿기 때문이다. 그는 내전을 중단시킨 코트디부아르 축구 스타 디디에그 드로그바(36ㆍ갈라타사라이)를 예로 들었다."드로그바의 조국 코트디부아르는 2006 독일 월드컵 예선을 치를 당시 내전 중이었다. 드로그바는 TV 카메라를 향해 '전쟁을 멈춰달라'고 외쳤고 그의 말을 듣고 정부군과 반군도 기적처럼 휴전했다."

임 감독은 "내전이 한창인 이곳에서 젊은이들이 같은 민족에게 총을 겨누는 것을 직접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다"며 "그러나 축구가 꿈인 이곳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고 싶어 대표팀 감독직을 흔쾌히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족이나 지인들은 위험한 남수단을 떠나 얼른 한국으로 들어오라고 성화"라며 "하지만 축구는 이곳 젊은이들에게 꿈이고 희망이란 걸 알고 있기에 비록 위험하지만 꿋꿋이 이곳에 남아 이들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임 감독의 목표는 남수단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정식 가맹국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5개 이상 국내 체육단체가 설립돼 있어야 한다.

그는 이를 위해 올 상반기중 한국으로 건너와 체육계 관계자들을 만나 남수단 체육단체 설립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임 감독은 "가장 열악한 나라인 남수단이 한국 스포츠의 성공사례를 모델 삼아 체육계 전반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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