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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최고의 명장'에 도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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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최고의 명장'에 도전하겠습니다"

입력
2014.01.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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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맡은 분야의 최고가 돼야죠.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고요. 하나하나 차근차근 준비하는 한 해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선부 이용근(24)씨. 포항제철공고를 졸업한 이씨는 대학진학 대신 취업을 택한 입사 4년차 직장인이다. 또래 대부분이 캠퍼스의 낭만에 빠져 있을 때 그는 산업 역군으로서 뜨거운 쇳물과 싸워왔다.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았지만 매일같이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재미로 금세 잊을 수 있었다. 자신의 힘으로 거대한 설비가 이상 없이 돌아간다는 것을 생각할 때 스스로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그에게 올해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장차 포스코 최고의 정비맨이 되겠다는 것. 소결 1, 2공장에서 기계정비가 주임무인 그는 기계정비뿐 아니라 설비의 모든 것으로 알고 싶어한다. "제선부는 철광석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분야인데, 그 중 소결공장은 주원료인 철광과 유연탄 등에 부원료를 적당히 배합, 열을 가해 덩어리를 만든 뒤 다음 공정으로 보내는 일이라고 보면 됩니다. 선배들의 말을 하나도 허투루 듣지 않고 가슴에 새기면서 포스코 최고의 명장에 도전하겠습니다."

명장의 꿈은 다소 먼 장래의 일. 당장 이씨에게 급한 것은 '몸짱'이 되는 것이다. "지금 제 키가 180㎝인데 몸무게는 겨우 68㎏이예요. 상상이 되나요? 많이 먹고 열심히 운동을 해서 이번 여름엔 해수욕장에서 맘놓고 웃통 벗고 뛰어들고 싶어요." 1단계 실천전략으로 헬스클럽에도 등록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덤벨 등 운동기구도 구입했다. 집과 사무실 여기저기에 몸짱 영화배우들의 사진을 붙여 놓고 자신에게 채찍질한다. "작심3일로 끝내지 않을 겁니다. 몸 하나 몬 만들면서 무슨 최고 명장이 될 수 있을까요? 나 자신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겁니다. 10㎏ 정도 몸을 불리고, 음, 여자친구도 사귀어야죠. 세계최고의 포스코맨인데." 올 연말 송년회에선 웃통을 벗고 근육질의 탄탄한 몸매를 과시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몸짱을 만들기 위해 1년간 달린 자신의 모습을 동료들에게 자랑하겠다는 것.

현재 직장에 최고의 만족을 하고 있지만, 이씨도 한때는 가정 형편 때문에 공고에 진학, 취업을 해야 하는 처지를 비관한 적도 없지 않았다. "입사 후 인생관이 달라졌어요. 선배들과 파트장님들의 인생얘기를 듣고 용기를 얻었죠. 매달 통장에 입금되는 월급과 적금통장을 보는 것도 즐거웠고요.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이젠 생활 속에서 삶의 목표를 찾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는 받은 월급으로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에 도시가스를 넣었다. 어머니 가게에 온수기도 설치했다."어머님이 가장 기뻐하셨어요. 저도 너무 기분이 좋고요. 이 만큼 키워주신 은혜를 조금이나마 보답한다고 생각하니…."

친구들이 찾는 술자리의 유혹을 떨치는 것이 가장 힘들다는 이용근씨. 그는 "말띠가 말띠를 맞았으니 진취적인 사고로 꿈을 펴라는 어머님의 말씀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만들겠습니다.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어떤 역경도 굴하지 않고 달려야죠. 무엇보다 부모님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듬직한 아들이 될 겁니다. 지켜봐 주세요."

이정훈기자 jhlee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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