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지분을 둘러싼 공방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5일 히어로즈의 중재판정 취소 청구를 기각하고 재미동포 사업가 홍성흔 레이니어그룹 회장의 집행판결 청구를 인용해 중재판정의 강제집행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히어로즈는 20억원을 투자했던 홍 회장에게 기명식 보통주식 16만4,000주(액면가 5,000원)와 중재비용 1,245만원, 지연이자 등을 지급해야 한다.
16만4,000주는 히어로즈 구단의 발행 주식 41만주의 40%다. 홍 회장은 자금난에 처해 있던 히어로즈 구단에 2008년 7월과 2008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10억원씩을 지원했다. 구단 측은 홍 회장이 건네준 20억원을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단순대여금이라고 주장했으나 홍 회장 측은 지분 양도 계약이었다고 맞섰다.
히어로즈는 홍 회장의 주주 지위를 부인하는 중재신청을 2012년 5월 대한상사중재원에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대한상사중재원 중재판정부는 그 해 12월 "히어로즈 구단이 신청한 홍 회장의 주주 지위 부인 신청을 각하하고 히어로즈 구단은 홍 회장에게 기명식 보통주 16만4,000주를 양도하라"고 판정했다.
홍 회장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은 당시 히어로즈가 지분 40% 양도 판정을 이행하지 않자 지난해 2월 중재판정의 강제집행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기나긴 법정 공방 끝에 법원은 결국 홍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히어로즈 구단 측은 16일 "우리 입장은 변함 없고,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심에서 다른 판결을 기대한다. 대법원 판결이 나기 전까지 모른다. 조용히 법정 다툼을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됐다. 긴 싸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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