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마미아'에 이어 1960, 70년대 인기 팝을 주크박스처럼 잇달아 들을 수 있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저지 보이스'가 국내 무대에 처음으로 오른다. 1960년대 빌보드 차트를 석권했던 팝밴드 '포시즌스'의 '캔 테이크 마이 아이스 오프 유' '오, 왓 어 나잇' 등 수십 개의 히트곡을 내한 투어팀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저지 보이스'는 17일부터 3월 23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된다.
2005년 미국 뉴욕에서 초연한 '저지 보이스'는 실제 뉴저지 출신 '포시즌스' 멤버 4명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제작진이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직접 멤버들을 만나 뉴저지 시골 출신 아이들이 어떻게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세계적인 스타가 됐는지 40년에 달하는 이들의 일대기를 들어 각본을 썼다. 포시즌스의 멤버 밥 고디오가 뮤지컬 음악 제작에 참여했고 포시즌스 프로듀서인 밥 크루가 작사를 맡아 관객들은 마치 '포시즌스'를 콘서트장에서 만난 듯 실감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지 보이스'는 전형적인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34곡의 넘버(삽입곡) 모두 포시즌스의 기발표 곡이다.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제작진은 4명의 주연배우(포시즌스 멤버 역)를 고르는데 있어 매우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기로 유명하다. 일종의 서바이벌 게임과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이탈리아계 느낌의 외모' 등 포시즌스 멤버들의 외양 조건에 최대한 근접한 배우를 엄선한다. 이러한 오디션 과정을 창시한 프로듀서 리처드 헤스터는 16일 블루스퀘어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돈, 학력, 가능성 등 아무 조건도 갖지 못한 남자들의 이야기"라며 "이들이 노력과 약간의 운을 가지고 성공을 위해 매진했던 여러 사연이 작품 곳곳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저지 보이스'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영화로 만들 정도로 브로드웨이에선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라이선스 공연조차 소개된 적 없는 생소한 작품, 주요 공연 소비층인 20, 30대 여성들에게 어필하기 어려운 60년대 팝음악을 앞세웠다는 점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포시즌스'의 음악을 모르는 관객이 얼마나 많이 극장을 찾을지가 흥행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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