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이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열리는 영국 최대 여름 음악 축제인 BBC프롬스에 국내 오케스트라로는 처음 데뷔한다. 최근 몇 년 새 급격한 연주력 성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온 서울시향이 달라진 국제적 위상을 본격적으로 확인하게 된 셈이다. 서울시향은 16일 신년 간담회를 열고 재단법인 설립 9주년을 맞는 올해의 주요 계획을 발표했다.
국제적 인지도 제고의 해
서울시향은 2007년부터 외국 공연을 해 왔다. 하지만 올해 8월 19일부터 27일까지 유럽 4개국 5개 도시에서 하는 순회 공연은 명실상부한 아시아 대표 오케스트라의 입지를 다지는 행사다. BBC프롬스 데뷔는 2001년 일본 NHK심포니에 이어 아시아 악단으로는 두 번째다. 초청 단체를 까다롭게 선택하기로 유명한 영국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과 오스트리아 그라페네크 페스티벌에는 2011년 연주 이후 다시 초청을 받았다. 이탈리아 메라노 뮤직 페스티벌에서는 개막 공연을 한다. 정명훈 예술감독은 "서울시향을 2005년 처음 맡았을 때만 해도 향후 20년은 노력해야 세계적인 수준의 악단이 될 것으로 보았다"며 "그러나 세계적인 음악 축제에 초청 받을 정도로 우리 단원들의 연주는 이미 크게 발전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레퍼토리 확장
진은숙 상임작곡가가 2006년부터 기획한 '아르스 노바' 시리즈로 대표되는 현대음악 연주회도 계속 이어진다. 4월에는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와 공동 위촉한 요르크 횔러의 '항해'를 세계 초연하고 10월에는 힌데미트, 풀랑크 등의 작품을 소개한다.
서울시향은 상임작곡가 진은숙씨의 3개 협주곡(생황, 피아노, 첼로)을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로 발매하기로 하고 18일까지 녹음을 끝낼 예정이다. 2011년 도이치 그라모폰과 5년간 음반 10장을 녹음하는 장기 음반 발매 계약을 한 서울시향은 지난해 6장의 음반을 냈다.
진씨의 첼로 협주곡은 정명훈 예술감독이 5월 베를린 필 초청 무대에서 지휘할 예정이다. 진씨는 "내 곡은 너무 복잡해 외국 연주단체들이 프로그램에 넣었다가 연주회 직전 빼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정명훈 선생의 해석과 연주는, 내가 썼지만 미처 몰랐던 부분까지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시향은 이밖에 9월에 바그너의 4부작 음악극 '니벨룽의 반지' 중 첫 작품인 '라인의 황금' 콘서트 버전을 국내 무대에 처음 올리는 등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한 프로그램을 한국 관객에게 선보인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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