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32)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60대 남성이 국민참여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윤강열)는 16일 지적 장애 2급인 아들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된 김모(66)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경기 화성시 자신의 집 베란다에서 미리 걸어놓은 줄에 큰아들로 하여금 스스로 목을 매도록 시키고 자신도 함께 목을 맸다. 김씨는 2012년 아내가 유방암으로 사망하고 경제적 도움을 주던 둘째 아들마저 결혼해 분가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되자 우울증을 앓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러나 김씨의 범행은 때마침 집에 찾아온 둘째 아들에 의해 미수에 그쳤다.
재판부는 "자살의 의미를 이해할 능력이 없는 장애인 아들을 살해하려고 한 사건으로 사안이 매우 중하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고 장애인 아들을 혼자 부양해야 하는 처지를 비관한 나머지 술을 마시고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피해자가 별다른 후유 장애 없이 현재 적절한 보호를 받고 있고 가족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5명의 배심원들은 김씨의 범행에 대해 모두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집행유예(3년~5년) 판결을 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수원=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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