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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라이벌 크리스티-소더비 제 살 깎아먹는 인센티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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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라이벌 크리스티-소더비 제 살 깎아먹는 인센티브 경쟁

입력
2014.01.1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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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미술품 경매회사인 크리스티는 지난해 11월 미국 현대작가 제프 쿤스의 유명한 작품인 '풍선강아지'를 5,840만달러(621억)달러에 팔았다. 경매 회사가 엄청난 돈을 벌었을 거라고 생각할만하다. 하지만 이 작품을 내놨던 미국의 사업가이자 미술품수집가 피터 브랜트는 크리스티가 자신에게서 한 푼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료를 포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원 주인이 일부 부담해야 하는 구매자 수수료까지 크리스티가 내주기로 이미 약속했기 때문이다. 물론 조건은 있었다. 목표 가격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이다.

크리스티나 소더비 같은 세계적인 경매회사들은 사상 최고가 낙찰 등으로 겉으로 화려해 보이지만 그만큼 실속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풍선강아지' 같은 좋은 물건을 유치하는 경쟁이 붙어 위탁판매자들에게 제살깎아먹기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메이저 경매 회사들은 경쟁 대상을 이기기 위해 최고의 위탁판매자 유치에 혈안이다. 당연히 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수수료를 깎거나 무료로 해주는 등의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있다. 경매 수수료는 계속 떨어져 최근 대형 경매회사에 그림 판매를 위탁할 때 원래 판매자들은 10만달러의 미술품에 10% 정도의 수수료를 낸다. 그리고 구매자들이 25% 정도를 내야 한다. 100만달러를 넘을 경우 보통 판매자들은 한 푼도 내지 않는다. 그리고 200만달러가 넘어가면 구매자 수수료는 12%까지 떨어진다. 최고가 수준의 작품이 경매될 때는 위탁판매자가 오히려 낙찰가의 4~7%를 수수료로 받기도 한다.

경쟁에 가장 적극적인 것은 소더비로 알려졌다. 소더비는 파는 사람이 내는 수수료를 돌려주거나 새 주인들에게서 받은 수수료를 원래 주인에게게 넘겨주기도 한다. 소더비는 수수료를 2009년부터 계속 낮춰 2012년에는 16.3%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에는 이보다 더 낮았을 것으로 본다.

소더비의 연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과 2012년 각각 4,000만달러 규모의 커미션을 이 회사는 포기했다. 지난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과열 경쟁을 우려하는 미술 전문가들은 이들이 5년 전 미술 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재정 위기를 맞았을 때 썼던 전략을 요즘 반복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하지만 경쟁의 한편에서 수익 전략이 없는 건 아니다. 크리스티는 '풍선강아지'로는 얼마 벌지 못했지만 그 작품과 함께 경매대에 오른 다른 작품을 통해 이익을 남겼다. '풍선강아지'들로 수집가들을 낚은 셈이다. 2012년 소더비의 이익은 전년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1억800만달러를 넘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김연주 인턴기자(이화여대 영문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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