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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 "정치개입 금지발언, 편가르기 안된다는 것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두고 한 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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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 "정치개입 금지발언, 편가르기 안된다는 것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두고 한 말은 아니다"

입력
2014.01.1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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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 죽어야지. 남에게 어떻게 살라고 하면'너나 잘해'라는 말을 들어요. 말을 많이 하면 말의 논리에 빠지기도 쉽고요. 내가 잘 살아서 모범을 보여야죠."

염수정(71) 추기경이 16일 오후 서울 명동대성당 주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염 추기경은 화해와 통합 방안을 묻는 질문 등에 다분히 원칙적으로 그러나 소탈하게 대답했다. 그는 12일 추기경에 서임된 뒤 첫 메시지로 "갈등과 분열 치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염 추기경은 2012년 6월 서울대교구장에 올랐을 때 했던 "흩어진 양들을 모으겠다"는 말을 추기경에 서임된 뒤에도 반복했는데 그 이유를 묻자 "그게 내 사명"이라고 답했다.

"하느님과 멀어지면 가정 안에서도 아내와 아이들에게 폭력적으로 변하고 괴물이 됩니다. 하느님을 닮은 존재인 메시아 예수의 사명이 흩어진 양을 모으는 거예요. 그것은 하느님의 사람으로 거듭난 모든 이의 사명이기도 합니다."

염 추기경은 그러면서 "자기만 웰빙의 삶을 살고 만족을 누리며 홀로 재물을 누리는 건 제대로 사는 게 아니다"며 "남들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이 시국 미사를 열어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자 가톨릭 교리서 등을 근거로 "직접적인 정치 개입은 사제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해 논란을 빚었는데 이에 대해서도 해명했다."국가기관의 선거 개입을 두고 한 얘기가 아니었어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희생된 분도 있는데 아픔을 같이해야지 편 가르기는 안 된다는 것이었어요. 언론이 콘트라스트(대조)하는 거지. 난 그런 거 안 합니다."

"사제들이 현실 문제에 발언하고 사회참여를 하는 것을 직접적인 정치 개입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언론이 해석할 문제입니다. 저는 그런 식으로 얘기한 거니까…"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그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역할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신약성경 필레몬서를 보면 사도 바오로가 그리스도 신자가 된 노예를 필레몬에게 돌려보내면서 그리스도 안의 한 형제로 받아들이라고 말합니다. 로마의 노예제도를 바꾸는 큰 힘이 됐죠. 그리스도인들은 결코 약하지 않아요."

염 추기경은 바람직한 추기경상에 대해 "착한 목자 예수님을 따라 해야 한다"며 "돌쩌귀, 경첩이라는 뜻을 가진 추기경은 지역과 세계 교회, 사회가 잘 연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19일 노숙인 등이 새 삶을 준비하는 은평마을에서 미사를 집전하는 것으로 교회 밖 첫 일정을 시작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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