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창단 첫 4강을 이룬 넥센은 대권까지 노릴 수도 있었다. 화끈한 방망이를 앞세워 승승장구했지만 시즌 중반부터 선발 투수진이 무너지며 우승 꿈을 접었다. 한 차례 실수를 인정한 염경엽(46) 넥센 감독은 올해 선발 마운드 재건에 힘쓸 계획이다.
염 감독은 15일 미국 애리조나로 스프링캠프를 떠나면서 선발 후보군을 8명에서 6명으로 좁혔다.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와 밴 헤켄은 선발 보직이 확정됐다. 나머지 세 자리를 두고 오재영, 강윤구, 문성현, 금민철 등이 경쟁을 펼친다. 염 감독은 “이들 중 밀리는 한 명은 중간 계투로 내려간다”고 밝혔다.
넥센은 지난 시즌 나이트-밴 헤켄-강윤구-김병현-김영민으로 선발진을 꾸렸다. 시즌 초반 원활하게 로테이션이 돌아가는 듯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집단 난조를 보였다. 막판에는 강윤구와 김영민은 불펜으로 밀려났고, 김병현은 2군에서 시간을 보냈다. 대신 오재영과 문성현을 올려 외국인 투수 2명과 함께 4인 선발 체제로 운용했다.
넥센의 1~3회 평균자책점은 4.36으로 9개 팀 가운데 네 번째로 높았다. 염 감독은 “타선이 아무리 좋다 해도 초반에 3점 이상 내주면 야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다”며 “우리 팀을 좌우하는 것은 타격보다 마운드”라고 강조했다.
넥센은 2009년 이현승(현 두산)이 13승을 거둔 이후 4년간 토종 10승 투수를 발굴하지 못했다. 하루 빨리 두 자리 수 승리 투수를 발굴해 선발 마운드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뒷문은 지난해 홀드왕 한현희와 세이브왕 손승락이 버티고 있는 만큼 선발 숙제만 해결하면 올 시즌 우승도 바라볼 수 있다.
선수들 역시 책임감으로 똘똘 뭉쳤다. 선발에서 불펜 투수로 2013시즌을 마무리한 강윤구는 “프로 입단 후 여섯 번째 시즌인데 선발로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며 “내 역할만 분명히 한다면 팀도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익근무요원을 마치고 복귀한 금민철도 새롭게 의욕을 다졌고, 지난 시즌 후반기에 활력을 불어넣은 오재영과 문성현 역시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고 있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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