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명물 중 하나였던 태화강 바지락 판매가 26년 만에 공식 재개됐다.
울산 남구는 16일 태화강 하구에 조성된 바지락위판장에서 박맹우 울산시장 등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위판장 개장식을 가졌다.
이날 현장에선 어민들이 직접 잡은 바지락 초매식이 열려 경매에 참석한 도매상 등의 유통과정을 거쳐 시민들의 식탁에 지역산 바지락이 본격 오르게 됐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태화강은 국내 최대 바지락 종패 생산지였다. 당시 태화강 종패는 남해안과 서해안 등 전국으로 팔려나갔으며, 물 맑은 섬진강 일대에서도 이 씨앗을 사용했다.
하지만 산업화, 도시화로 태화강 오염이 가속화되면서 강 하류 바닥 층의 중금속 오염 문제가 불거져 1987년부터 바지락 채취가 전면 중단됐다. 물론 판매도 공식 금지됐다.
다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3년 남구가 강 하류 수질 상황을 확인하기로 결심하면서부터. 매년 하류지역 어민 50여명이 바지락 채취허가 신청에 대해 “수질오염으로 채취가 불가능하다”며 반려해 왔으나 당시 태화강 수질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측정결과가 나오자 실제 현장상황을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
2006년 시 보건환경연구원이 태화강 하구 5개 지점에서 바지락 시료를 채취해 중금속 오염도를 검사한 결과 모두 ‘식품공전 기준 및 규격 어패류 중금속 잔류허용기준치’ 이하로 나타났다.
이어 2008년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의 실태조사에서도 중금속의 경우 7개 항목 중 6개 항목이 기준치 이하로 조사된 가운데 전체 4차례 12회 조사 중 상류지점서 1회 채집한 바지락 채내 납 농도가 국내허용기준치를 초과했으나 이는 퇴적물 준설 등 외부환경의 불안전성 등에 기인할 수 있다고 추정됐다.
시의 의뢰로 ‘태화강 하구 바지락 자원평가 및 이용방안 연구’ 용역을 수행해온 동해수산연구소는 2010년 3월 최종 보고회에서 “태화강 바지락이 중금속에 오염되지 않고 질병이 검출되지 않아 안전성이 확보됐고, 다른 지역으로 이식도 가능하며, 자원량도 1,470톤 정도로 풍부하다”고 발표, 자원 이용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이런 연구결과를 토대로 남구는 2011년부터 바지락 어장 개발에 나서 강 하구 일대 41개 불법 판자촌을 모두 철거하고, 길이 120m의 물양장과 166㎡의 규모의 위판장을 만드는 한편 강 하류 방치선박 처리 등 9개 사업에 17억원의 예산을 쏟았다.
남구는 지난해 말 부산국토관리청의 수면이용 협의가 완료돼 어민 8명에게 어업허가를 내준데 이어 조업 대상어민 25명에 대해서도 조만간 허가를 내줄 예정이다.
김두겸 남구청장은 “연간 금어기 6~8월을 제외한 9개월 동안 400톤 가량을 채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대도시를 가로지르는 하천 하류에서 바지락 종패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은 울산의 새 명물”이라고 말했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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