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의 관리, 운영,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부산항만공사(BPA)가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BPA는 부산항을 동북아 물류 중심항만으로 육성하기 위해 탄생한 국내 최초의 항만공사다.
BPA는 16일 오전 지역 국회의원, 손재학 해양수산부 차관, 임기택 BPA 사장과 임직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1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공기업 경영혁신을 추진하는 정부 정책에 맞춰 기념행사를 대폭 줄이는 대신, 절감된 예산을 부산항에서 일하다 다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로자 가족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사용키로 해 눈길을 끌었다.
행사를 마친 뒤 전 임직원은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했다. 화환 대신 기부 받은 쌀과 임직원들의 성금으로 모은 쌀 100포를 저소득 가정에 배달하고, 연탄 1만장을 홀로 사는 어르신 가정에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BPA가 10년 간 쌓은 성과도 많다. 먼저 부산항은 연간 1,76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의 물동량을 처리하며 ‘세계 5위 항만’으로 우뚝 섰다. 이는 BPA가 출범했던 2004년(1,149만TEU)보다 53%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는 2006년 개장한 부산신항의 역할이 컸다. BPA는 신항을 불과 8년 만에 22개 선석을 가진 세계적인 항만으로 변모시켰다. 신항 배후단지에는 암웨이아시아물류센터 등 글로벌 물류기업들을 유치해 물동량을 증대하고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2008년부터 진행 중인 북항재개발사업도 BPA의 핵심 업무다. 오래된 부두를 시민친수공간과 국제해양관광거점으로 재개발하는 이 사업은 올해 90%까지 기반시설공사를 마무리한다. 특히 시민 의견을 반영해 경관수로를 연장하고 친수공간을 확대하는 등 공공성을 강화해 주목을 받았다.
다양한 마케팅을 통한 대형 크루즈선 유치도 성과 중 하나다. 지난해 크루즈선을 이용해 부산항을 찾은 관광객은 역대 최대인 20만명에 달했다.
BPA 관계자는 “총 99회 크루즈가 입항하면서 이들 선박의 항비와 관광객 지출 등을 계산해보면 지역에 미친 경제적효과는 모두 1,58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하지만 BPA를 둘러싼 최근 대내외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지난해부터 중국 닝보-저우산항의 맹추격으로 컨테이너 처리 물동량 경쟁에서 5위 자리를 내줄 위기에 처해 바짝 긴장한 상태다.
이와 함께 P3 등 글로벌 해운동맹의 등장 등으로 해운ㆍ항만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풀어야 할 난제도 많다.
부산항 북항터미널 운영사들은 통합과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임대료 감면 등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기택 BPA 사장은 “신항과 북항의 동반성장을 도모해 부산항의 장기적인 발전전략을 마련하겠다”며 “창립 10주년을 계기로 모든 임직원들이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시 한번 느끼고 경쟁력을 제고해 부산항이 글로벌 명품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창립 기념행사에서는 부산항 노ㆍ사ㆍ정 대표 4명(김상식 부산항운노조 위원장, 최성호 부산항만물류협회장, 서병규 부산해양항만청장, 임기택 BPA 사장)이 ‘부산항 항만산업 평화를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 대표들이 손을 맞잡은 것은 북항ㆍ신항 간 물동량 유치경쟁, 북항 운영사 통합 등 각종 현안 때문에 발생 가능한 노사갈등을 함께 극복하고 상호 신뢰를 쌓아 부산항 경영 정상화와 항만근로자 고용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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