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에 납품 술값 부풀려 수억 횡령

주류 유통회사 간부가 술값을 부풀려 받는 수법 등으로 유흥업소에 수억원의 손해를 입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J주류유통사 전 간부 김모(42)씨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J사 배달담당 상무로 재직하던 2008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 오모(43)씨가 운영하는 서울 논현동과 서초동의 T유흥주점 1, 2호점으로부터 주류대금을 정상가보다 1억6,000만원 부풀려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T주점 지배인 최모(39), 영업부장 박모(37)씨와 짜고 업주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또 양주회사가 지급하는 '이벤트 금액'(6병 당 2만원)을 업주에게 주지 않고 가로채 2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올렸다. 김씨는 양주회사 직원들을 금품 향응 등으로 매수, 업주에게 '이벤트 금액'의 존재를 알리지 않도록 입막음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T주점의 공동지배인을 겸한 김씨는 손님들의 외상값 7,000여만원을 받아내 챙기는 등 4억3,000여만원을 업주 몰래 빼돌렸다. 업주 오씨는 피해 금액이 7억원을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김씨 사건과 별개로 T주점 업주 몰래 각각 5,300만원과 6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지배인 최씨와 영업부장 박씨를 조사 중이다. 최씨는 수사가 시작되자 행적을 감춰 현재 수배 중이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