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전 KT 회장 영장 기각

100억원대의 횡령ㆍ배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아온 이석채(69) 전 KT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15일 기각됐다.

이날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한 김우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기각 사유를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9시30분께 검찰에 자진 출석한 이 전 회장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 전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전날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 전 회장이 아무런 통보 없이 출석하지 않자 검찰이 강제구인에 나서는 등 우여곡절 끝에 하루 연기됐다. 때문에 이날 이 전 회장에 대한 법원의 영장 기각은 의외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최근 변호인을 법원장 출신의 이동명 변호사로 교체하고 실질심사에 대비했다. 이 변호사는 내곡동 대통령사저 특검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인 시형씨 변호를 맡았으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변호인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양호산)는 지난해 10월22일 KT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본격수사에 나선 후 이날까지 85일 동안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이 전 회장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할지 여부를 검토중이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