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와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1961),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1975)이 국내 영화 전문가들에 의해 역대 최고의 한국영화로 공동 선정됐다.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이병훈)은 국내 영화학자와 평론가 등 62명에게 의뢰해 선정한 한국영화 100선을 15일 발표했다. 공동 1위에 오른 이들 세 편의 영화에 이어 한형모 감독의 '자유부인'(1956)이 4위를, 강대진 감독의 '마부'(1961)가 5위를 차지했다. 이장호 감독의 '별들의 고향'(1974)과 '바람 불어 좋은 날'(1980),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2003)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00선에는 한국영화의 첫 전성기로 꼽히는 1960년대 작품이 25편으로 가장 많았으며 90년대(20편)와 80년대(18편), 2000년대(17편)가 뒤를 이었다. 감독으로는 임권택 감독이 '짝코'(1980)와 '만다라'(1981) '길소뜸'(1985) 등 7편을 100선에 올렸으며 '천재 감독'으로 불리다 요절한 이만희 감독의 작품은 '돌아오지 않는 해병'(1963)과 '마의 계단'(1964) 등 6편이 선정됐다. 김기영, 김수용, 신상옥 감독이 각각 4편을 올렸고 유현목,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 감독의 작품은 각각 3편이 목록에 올렸다. 선정 대상작은 남아있는 한국 영화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인 '청춘의 십자로'(1934)부터 2012년까지 개봉한 한국 장편 영화였다.
영상자료원은 1968년 기록영화인 '가요반세기'(감독 김광수)의 발굴과 수집에 최근 성공했다고도 이날 밝혔다. 1920~60년대 후반의 국내 대중음악사를 '황성옛터'(남일해, 최영희)와 '타향살이'(고복수) 등 여러 히트곡으로 돌아보는 '가요반세기'는 그 동안 필름이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영상자료원은 "'가요반세기'의 제작부장을 지낸 박웅일씨가 필름을 가지고 있다는 정보를 2012년 입수한 뒤 1년 동안 설득해 수집했다"고 밝혔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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