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학 도서관 건물 안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 지역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대학 여자 기숙사에서 잠자던 여학생이 성폭행 당하는 등 방범이 허술한 대학 캠퍼스가 성폭행 범죄에 악용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15일 '조건 만남을 하자'며 여성을 대학 캠퍼스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강도강간)로 회사원 성모(2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성씨는 14일 오후 9시35분쯤 부산 남구 부경대 중앙도서관 1층 여자 샤워실에서 강모(25·여)씨를 성폭행한 뒤 휴대폰과 지갑이 든 가방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성씨는 스마트폰 채팅 어플을 통해 알게 된 강씨를 만나 자신을 부경대 연구원이라 속인 뒤 "돈을 줘야 하는데 학교 도서관에 지갑을 놓고 왔으니 같이 찾으러 가자"며 캠퍼스 안으로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이 발생한 샤워실은 도서관 1층에 있어 별다른 절차 없이 누구나 쉽게 드나들며 이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이용자가 많은 남자 샤워실과 달리, 여자 샤워실은 이용자가 거의 없어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대학 부근에 살고 있는 성씨가 운동을 하기 위해 캠퍼스를 자주 이용하면서 이런 구조를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건 직후 강씨는 근처 공중전화로 경찰에 신고했고, 당시 부경대 근처를 돌던 순찰차가 곧바로 출동, 신고 5분 만에 캠퍼스를 빠져나가려던 성씨를 붙잡았다.
지난해 8월 부산대 여학생 기숙사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이후 각 대학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학내 치안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번 사고로 여전히 범죄 사각지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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