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Business Card) 속의 직함에 대한 영문 표기는 통일된 기준도 없다. 나라마다 직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한국의 부장 직책을 다수의 부사장(vice presidents)을 두어 맡기는 경우도 있다.
평사원의 경우 이름 앞에 별도의 직함을 기록하지 않지만 드물게 ‘직원’이라는 의미의 영어 표현 ‘representative’를 사용하기도 한다. 줄여서 rep.(렙)이라고 하는데 이 말이 혼동을 일으키는 이유는 영한 사전에 ‘대표자, 대리인’으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하원 의원을 ‘Representative’라고 표기하는 것을 떠올릴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국회의원도 Representative Hong Kil-dong처럼 쓴다. 대학에서 학과의 과대표도 ‘Class Representative’라고 부른다.
어느 재미교포가 미국 회사에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하면서 이런 일이 있었다. “I’d like to place an order(물건을 주문하려고 합니다)”라고 말하자 “Hold on, please. I’ll put you through to a sales rep.(잠깐만 기다리세요. 판매 담당 직원과 연결시켜 드리겠습니다)”라고 응답이 돌아왔다. 이 교포는 사장을 바꿔주는 줄 알고 당황했단다.
여기서 ‘sales rep.’은 물론 ‘sales representative’의 줄임형이다. 명함에는 ‘Sales Team New York, Tom Johnson, International Sales Representative’처럼 적을 수 있다. 1970년대 이후 모든 회사에서 일반화된 ‘representative’는 이제 ‘직원’이라는 뜻의 일반명사로 정착됐다. 이 명칭은 평직원을 존칭에 가깝게 부르는 말일 뿐 대표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나는 XX회사의 직원이다’라는 말을 ‘I’m an employee of XX company’라고 말한다면 자신이 그 회사의 직원이라는 의미보다 ‘경영진이 아닌 피고용자’임을 강조한 뜻이다. 단순한 표현인 ‘I’m working for XX company’나 ‘I’m with XX compnay’등도 근무처를 밝히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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