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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동생 '보스턴 특사'로

입력
2014.01.1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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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동생 기시 노부오(岸信夫) 외무성 부장관이 16일(현지시간) 보스턴을 방문키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관이 외교 중심지인 워싱턴을 떠나 일정을 잡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해명하러 온 그가 보스턴까지 찾아가 데발 패트릭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만나기로 한 것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보스턴은 최근 부임한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의 고향이기도 하다.

기시 부대신의 보스턴 방문이 주목되는 것은 패트릭 주지사와 케네디가(家)가 공통적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친밀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흑인인 패트릭 주지사와 오바마 대통령은 절친한 정치적 친구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유세 때 패트릭 주지사가 먼저 사용한 "말은 행동을 부른다"는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패트릭 주지사는 지난달 일본을 방문해 아베 총리를 만나 친분을 쌓는 등 일본과의 관계가 매우 좋은 편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패트릭 주지사는 2012년 매사추세츠주 상품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수입한 일본과 좋은 관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때문에 기시 부장관이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실망감을 드러낸 워싱턴의 분위기를 바꾸려고 보스턴 인사들의 정치력까지 빌리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 소식통은 "그렇다고 해서 패트릭 주지사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기시 부장관이 전할 아베 총리의 해명을 전달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기시 부장관은 13일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진의'를 설명하기 위해 5일 일정으로 방미했다. 방미 첫날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아시아ㆍ태평양소위원장인 스티브 쉐벗 공화당 의원을 만났으며, 15일에는 국무부 윌리엄 번즈 부장관과 회동한다.

일본이 워싱턴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벌이는 외교전은 17일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전보장국장 방미 때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야치 안보국장은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안보관계자들을 만나 미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공조 방안 등을 논의한다. 야치 안보국장은 미국 내 일본이슈가 과거사에서 안보 문제로 이전되도록 하는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시 부장관 방미 직전에는 미일의원연맹 일본측 의원들이 야스쿠니 문제 등을 진화하기 위해 워싱턴을 다녀갔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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