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26ㆍ롯데)은 입단 7년 만에 연봉이 20배 올랐다. 2007년 처음 롯데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당시 최저 연봉인 2,000만원(2009년 2,400만원으로 개정). 올해 연봉은 무려 4억원이다. 이승엽과 장원삼(이상 삼성) 이후 프로 8년차에 4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세 번째 선수가 됐다.
매년 급성장한 기량이 연봉 잭팟을 이끌었다. 2010년(0.306) 2011년(0.326) 2012년(0.314) 2013년(0.345) 등 4년 연속 타율이 3할 이상이다. 2010년대 들어 리그에서 가장 잘 친 타자 중 한 명이 손아섭이다. 또 최근 2년 연속 최다 안타 타이틀을 따내며 야구 인생의 전성기를 맞았다. 손아섭은 올해 역시 “아직 부족하다. 더 좋은 기록을 내고 싶다”며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
그렇다고 개인 성적에만 목 매는 것은 아니다. 책임감까지 생겼다. 그는 “열심히 노력한 보람을 느끼게 해준 구단에 정말 감사하다. 고액 연봉자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지금보다 더욱 노력하겠다”며 “이제는 우승밖에 없다. 근성을 깨워 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확실히 달라진 게 보였다. 한 시즌 개인 최다 도루가 13개에 불과했던 그가 36개의 도루나 성공시킨 것이다. 총 43차례 도루를 시도했고, 그 중 실패가 7번이다. 손아섭은 타율, 안타(172개), 타점(69개), 득점(83점), 홈런(11개)과 함께 도루 부문에서도 22개의 황재균을 제치고 팀 내 1위였다. 가급적 안 뛰던 ‘악바리’가 이제는 뛰기 시작했다.
도루의 이유로 손아섭은 ‘팀’을 얘기했다. 그는“김시진 감독님이 기동력의 야구를 추구하신다. 선수로서 당연히 따랐다”면서도 “내가 한 베이스를 더 간다면 점수가 날 확률이 높다. 팀이 이길 가능성도 더 커 진다”고 말했다.
정근우(한화)의 조언도 기억하고 있다. 손아섭은 “2011년 SK와 플레이오프를 하는데 정근우 선배가 ‘왜 주루 플레이를 할 때 주춤하느냐’고 했다. ‘네가 한 베이스를 더 가면 다음 타자에게나 팀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말을 해주셨다”며 “타자 손아섭 못지 않게 주자 손아섭으로서도 많은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많은 연봉을 받는 만큼 야구를 보는 시야도 넓어졌다. ‘나’ 보다는‘팀’을 먼저 생각하는 책임감이 생겼다. “이대호 형도 못해 본 한국시리즈 우승을 꼭 해보고 싶다”는 손아섭의 각오에 롯데는 그저 환한 웃음만 짓고 있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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