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욱(62) 라미드그룹(옛 썬앤문그룹) 회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호텔 객실을 장기간 불법 성매매 장소로 제공해 거액의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이 적발됐다. 과거 정치자금법 위반 및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됐던 문 회장은 또다시 재판에 넘겨져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김홍창)는 2005년 1월부터 2012년 5월까지 호텔 지하 유흥업소를 찾은 남성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장소를 제공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최근 문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문 회장의 동생과 유흥업소 간부 2명을 함께 기소하고, 잠적한 유흥업소 실제 대표 P씨를 기소중지했다.
검찰 조사 결과 문 회장은 2002년 10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서울 호텔 지하 2, 3층에 자리한 B룸살롱을 P씨와 지분 50%씩 갖고 공동 운영하면서 '바지 사장'을 내세워 벌어들인 수익을 나누기로 약정했다. 이 룸살롱은 매장 면적이 축구장 3분의 1 크기인 2,269㎡에 이르고 한때 월 임대료가 7,300만원에 달했던 대형 업소다.
B룸살롱은 매일 호텔 객실 10~50개를 미리 확보한 후 성매매를 원하는 남성과 여성 종업원을 룸살롱에서 호텔로 연결되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안내했다. 룸살롱 측은 청소원들을 별도로 고용해 성매매 이후 퇴실한 객실을 바로 치우게 해 하루 2, 3회 가량 '영업'을 하기도 했다. 검찰은 불법 이익을 환수하기 위한 추징금 규모를 70억여원으로 산정했다.
문 회장 측은 이에 대해 "룸살롱은 세를 준 것이며 P씨와 동업관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문 회장 소유의 라마다호텔은 성매매 장소 제공 사실이 적발돼 2009년과 2012년 영업정지를 당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012년 5월 라마다호텔과 연계한 B룸살롱의 성매매 알선 행위를 적발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문 회장은 입건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후 보강조사를 통해 문 회장의 연루 사실을 확인하고 재판에 넘겼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