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향식 공천 통해 물갈이… 당 사활건 고강도 개혁"당내 분파주의 극복할 것" 친노 강경파 겨냥 포석민생 강화·북한 인권법 등 중도층으로 외연 확대여권 "새로운 청사진 없어"… 안철수측 "새정치 화답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치혁신 메시지를 던진 것은 '안철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따른 야권 재편의 가시화로 근본적 체질개선 없이는 지방선거 이후 '제1 야당'입지가 위태롭다는 진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 정체성, 지방선거 공천, 지도부 리더십 등에서 강도 높은 변화와 함께 당 쇄신 과정에서 갈등도 예상된다.
'안철수 신당'과 혁신 경쟁 돌입
김 대표가 정치 혁신을 기치로 내세운 배경에는 야권 개편 과정에서 '안철수 신당'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도이다. 지난 총선ㆍ대선 연패에 대한 자기반성을 바탕으로 ▦당내 분파주의 극복 ▦소모적 비방과 막말 금지 ▦당 비상체제 운영 ▦투명한 공천 등을 약속하고 당의 사활을 건 혁신 운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김관영 대변인은 "당 안팎의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니 당내 단합 내지 분파주의 극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가장 높았고 정치권의 막말 시비에서 벗어나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당 혁신 과정에서 리더십 논란을 극복하고 당내 단합을 해치거나 정치불신을 야기하는 행위를 엄정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이를 두고 친노 강경파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김 대표는 공천 방식과 관련해선 "상향식 공천과 개혁공천으로 호남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 당내외 최적, 최강의 인물을 내세워 승리하겠다"며 안 의원 측과의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안 의원 측과 인물경쟁력으로 승부하기 위해선 '안풍'의 진원지인 호남을 포함한 전국에서 '물갈이'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합리적 대안야당 지향
김 대표가 이날 ▦민생 우선 ▦소통 ▦실사구시를 '민주당이 가야 할 길'로 제시하고 독자적인 북한인권 법안 마련 구상을 밝힌 것은 중도층을 중심으로 한 외연확대를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인권민생법 당론 발의 등 국민통합적 대북정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은 민주당에 덧씌워진 '안보무능', '종북' 프레임에서 벗어나 안보 측면에서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새누리당과 새로운 형태의 안보 경쟁을 벌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측도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민주당이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이나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리모델링 해나가는 과정에 갈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대표는 또 "민주당은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를 최우선으로 삼아 민생과 경제를 챙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 복지 대신 경제활성화에 방점을 찍은 박근혜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분명히 하겠다는 뜻이다.
與ㆍ安 상반된 평가
새누리당과 안 의원 측은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새누리당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도 없었고 국민을 위한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금태섭 새정추 대변인은 "야당 대표의 고뇌가 담긴 기자회견으로 평가한다"면서 "정치개혁에 관한 의지를 밝힌 것은 그 동안 새정추가 밝혀온 새정치에 대해 화답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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