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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관심 20년 변천사 살펴보니… 정치에서 실용으로 눈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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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관심 20년 변천사 살펴보니… 정치에서 실용으로 눈 돌렸다

입력
2014.01.1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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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면 개인들의 관심사도 달라진다.

20년 전 우리나라 일반국민들의 최대 사회적 관심사는 정치였다. 민주화 바람의 결과였다. 하지만 지금 가장 큰 관심은 취업이다. 20년 사이 관심사의 변천은 '탈정치화'와 '실용화'로 압축된다.

이는 제일기획이 1991년부터 매년 전국 주요 대도시에 거주하는 소비자 3,5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온 사회적, 개인적 관심사에 대한 설문조사내용을 분석한 결과다.

91년 우리나라 국민들의 관심사 1위는 정치였다. 87년 이후 민주화 바람을 타고 권위주의 청산요구가 어느 때보다 컸던 시기였던 탓이다. 정치 다음은 주택과 토지, 부동산이 뒤를 이었다. 80년대 후반부터 불기 시작한 부동산투기바람과 이로 인한 가격폭등의 결과였다.

96년의 사회적 관심사 1위는 범죄였다. 94년 지존파 사건, 96년 막가파 사건 등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범죄척결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어느 때보다도 컸다. 또 94년 도입된 수학능력시험을 포함해 입시제도 등 교육 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후 10년은 '교육의 시대'였다. 외환위기로 경제난이 어느 때보다 심각했지만, 소비자들의 사회적 관심사 1위는 항상 교육이었다. 2001년과 2006년 모두 교육이 수위를 차지했다. 이어 물가가 2~3위를 차지했다.

반면 정치에 대한 관심은 식어갔다. 2001년 3위로 내려앉은 데 이어, 2006년에는 5위로 밀려났다. 노태우정부를 끝으로 군사정권이 종식된 지 이미 10년이 지난데다, 97년으로 역사상 첫 정권교체까지 이룬 터라 정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과거만큼 높지 않았다.

경제 이슈들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특히 한동안 하위권에 머물던 부동산이 2006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국적인 투기바람, '버블세븐'으로 압축되는 주택가격폭등이 다시 부동산을 최대 사회적 현안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2008년 리먼사태로 야기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경제를 사회적 관심사 순위 맨 위로 올려놓았다. 장기불황 속에 일자리 문제가 화두로 부상하면서, 2006년까지만 해도 10위 안에 들지 못했던 실업과 취업난이 가장 큰 관심사가 됐다. 2011년 이후 작년까지 취업은 3년 연속 사회적 관심사 1위였고, 그 뒤를 이어 물가와 불황타개가 지난해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사회적 관심사 10위까지 경제이슈는 1991년 3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무려 6개로 늘어났다. 교육은 4위로, 정치는 6위로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회적 관심사 변천에 대해 '정치로부터는 멀어지고 실생활에 대해선 더욱 가까워지는' 흐름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IMF이전에는 공부→취직→안정적 가정생활로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 예측 가능한 삶을 살 수 있었다면 이제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취업, 노후 등 생활에 기본적인 것들을 확보하는 데 불안감을 느끼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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