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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월 14일] 한러 비자 면제가 우리에게 주는 기회

입력
2014.01.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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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4년째 러시아 비즈니스를 하는 필자는 그동안 출장 횟수 100회가 넘도록 러시아를 드나들었다. 업무상 단기 출장을 수시로 다녀와야 했는데, 러시아 출장은 값비싼 항공료 외에도 번거로운 비자발급 절차와 비용이 큰 부담이었다. 지난해 2월 1년짜리 러시아 상용 복수비자가 만료된 이후 1개월 이상 걸리는 재발급을 기다릴 수 없어 급행 단수비자로 약 10개월간 9차례나 러시아를 다녀왔다. 이때 비자 발급에 든 비용만 해도 150만 원이 넘게 들었고 러시아 방문 때 마다 까다로운 입국심사절차로 공항에서 1~2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모스크바든 블라디보스토크든 러시아 문턱을 수없이 밟아본 사람이라면 올해 1월 1일부터 발효된 한러 비자면제협정은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국제사회에서 두 국가가 비자면제협정을 체결한다는 것은 상호 신뢰와 우호 관계가 형성되지 않고선 상상하기 어렵다. 한국은 러시아를 매우 가까운 나라로 인식하게 되었고 러시아 역시 한국을 그만큼 중시해 나가겠다는 분명한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한국은 아시아지역에서 태국, 홍콩, 마카오 다음으로 러시아와 비자면제협정을 맺었다. 아직 중국, 일본 등 역내 주요국들과는 아직 검토 단계인 것으로 안다. 따라서 러시아와 비자면제협정을 체결한 것은 인적 교류 확대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뿐 아니라 한반도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한러 비자면제협정 체결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비자면제협정을 계기로 인적교류가 더욱 활성화되면 이에 따른 관광 수요 역시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비자면제협정 발효 이후 올해 러시아 관광객 수가 1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관광뿐만 아니라 의료관광, 비즈니스, 문화ㆍ자연체험, 애국 탐방 등 특정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테마관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러시아 극동지역을 중심으로 의료관광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러시아인의 수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2009년 1,758명이었던 러시아인의 의료관광객 수가 2012년 말에는 16,438명으로 늘어난 것을 볼 때 향후 의료관광객 수는 더욱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기업 간 비즈니스 교류도 더 확대될 전망이다. 극동을 비롯한 시베리아 지역의 사업현장을 누비는 기업인들 입장에서 이번 비자면제협정은 양국 간 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 또 이번 조치로 한러 경제협력과 통상관계 발전에도 큰 전환점이 마련될 수 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대러 교역국이다. 특히 최근 3년간 양국의 교역 규모는 200억 달러를 넘어섰고 경제협력 분야도 다양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소비재 수출과 원자재 수입이라는 상호 보완적 산업협력 구조를 더욱 확대하여 자원ㆍ에너지 부문 협력을 강화하고 교역 품목을 다변화해야 한다. 또 양국 중소기업 간 산업ㆍ투자 협력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 비자면제협정은 특히 양국 중소기업 간 교역, 상거래, 투자 확대에 긍정적인 심리적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한편, 인문교류분야에서도 많은 변화가 기대된다. 우선 양국의 각종 학술, 문화 교류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전문가와 러시아 전문가 상호 간의 각종 학술회의와 단기 연수 등의 기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러시아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한국영화와 드라마, K팝 문화 역시 더 많은 저변확대가 기대된다.

이번 비자면제협정 발효와 맞물려 한러 양국 정부는 2014~2015년을 '상호 방문의 해'로 선포한 바 있다. 이 기간에 양국 간 인적교류가 크게 확대되고, 경제통상 분야에서의 협력이 더욱 긴밀해지며 교역 규모도 3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눈부신 협력시대가 도래하길 기대해본다.

박종호 한러 비즈니스협의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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