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사회의 부패를 바로잡겠다고 나선 신생 정당 '아마드미당(AAP)'이 정치 명문 '네루-간디' 가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반부패를 기치로 내걸고 2011년 말 출범한 아마드미당의 창당위원인 시인 쿠마르 비슈와스(43)는 12일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아메티시에서 첫 유세를 열고 "명문가 정치를 청산하기 위해 5월 총선에 아메티에서 출마하겠다"고 말했다고 인도 언론들이 보도했다.
아메티시는 인도 초대 총리인 자와하를랄 네루, 그의 손자인 산제이 간디 및 라지브 간디, 라지브 간디의 부인 소냐 간디, 라지브와 소냐의 아들인 라훌 간디가 지역구로 삼아 연방하원에 진출한 '네루-간디' 가문의 텃밭이다.
비슈와스는 이변이 없는 한 집권 여당인 국민회의당의 현 의원인 라훌 간디와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라훌 간디는 미국과 영국 등에서 대학ㆍ대학원 공부를 마친 후 귀국해 정보기술(IT) 회사를 운영하다 2004년 총선 때 아메티에서 당선됐고, 2009년 재선에 성공했다.
비슈와스는 "몇 세대 동안 '왕자들'에게 권력을 쥐어준 주민들이 이제는 '종'에게 기회를 줄 때가 됐다"며 "두 번이나 아메티에서 당선된 라훌 간디가 지역구 문제를 연방하원에서 한번도 꺼내지 않아 주민들을 실망시켰다"고 비판했다.
기세는 등등하지만 쉬운 승부가 아니다. 비슈와스가 이날 우타르프라데시의 주도 러크나우에서 140㎞ 떨어진 아메티까지 지지자 등을 태우고 자동차 12대와 버스 5대로 이동하는 동안 곳곳에서 주민들이 돌과 신발을 던지며 반감을 표출했다. 일부 국민회의당 당원은 비슈와스 반대 시위에도 나섰다. 인물의 중량감으로만 따지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인 게 현실이다.
하지만 아마드미당의 돌풍과 잠재력을 감안하면 판세를 속단하기도 어렵다. 힌디어로 '보통사람의 정당'을 뜻하는 아마드미당은 지난달 열린 델리주 하원선거에 처음 참가해 전체 70석 중 28석을 차지하면서 인도국민당(32석)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정당이 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아마드미당의 아르빈드 케지리왈(45) 총재는 당시 국민회의당의 주 총리이던 셰일라 디크시트 지역구에 출마해 압승을 거두어 세간을 놀라게 했다. 비슈와스가 아메티에서 승리를 거두면 국민회의당의 타격이 이만저만 아니게 된다.
국민회의당은 아마드미당의 정치경험 부재를 부각시키는 네거티브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아마드미당은 1월 말까지 당원 1,000만명 확보를 목표로 바람몰이를 해갈 것으로 보인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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