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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km 달렸더니 이젠 취업에도 자신감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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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km 달렸더니 이젠 취업에도 자신감 생겼어요"

입력
2014.01.1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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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유라시아 대륙 횡단을 통해 자신감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제 어떤 도전도 두려움 없이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대학생이 오토바이 하나에만 의지한 채 무려 7개월간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건국대 사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이정호(27)씨.

이 씨가 유라시아 대륙 횡단을 계획한 이유는 20대'청춘'에 특별한 경험을 쌓고 싶어서다. 이 씨는 1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대학 졸업반으로 취업 등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하지만 취업은 좀 늦더라도 오토바이 여행은 20대가 아니면 못할 것 같아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씨는 유라시아 대륙 횡단을 위해 2012년부터 경비를 포함한 여행계획을 착실하게 준비했다. 여행 경비 마련을 위해 1년간 휴학한 그는 은행 청원경찰과 햄버거 배달, 유적지 가이드로 일하면서 1,500만 원을 모았다. 이후 이 씨는 지난해 3월 말 대림자동차에 여행 계획서를 들고 찾아가 오토바이 지원을 요청했다. 대림 측도 이 씨의 도전 정신을 높이 사 450만원 상당의 250cc 신모델 오토바이 한 대를 지원해줬다.

마침내 이 씨는 지난해 5월12일 동해에서 배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출발해 몽골ㆍ터키ㆍ불가리아ㆍ세르비아ㆍ헝가리ㆍ크로아티아ㆍ슬로베니아ㆍ오스트리아ㆍ체코ㆍ독일ㆍ이탈리아ㆍ프랑스ㆍ영국 등 총 17개국 2만2,800km를 홀로 오토바이를 타고 횡단해 7개월 만인 지난해 12월3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17개국을 오토바이로 여행하는 동안 이씨가 겪어야 했던 갖은 고생과 한두 차례 닥쳤던 위기상황 극복은 그를 한 단계 성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러시아 바이칼호수 안에 있는 작은 섬에서 오토바이가 고장 나 인적도 없고 전화도 터지지 않는 상태로 반나절 이상 기다리다 다행히 지나가는 차량의 도움을 받아 구출되는 아찔한 경험도 했다. 또 러시아 소치 부근에서는 엔진과열로 오토바이가 멈춰서 지정된 비자 기간을 넘기는 바람에 불법체류 상태로 전전긍긍하다 현지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국경을 넘을 수 있었다.

이 씨는 특히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으로 몽골지역을 꼽았다. 그는 "몽골지역은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을 찾기 힘들 만큼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여행하기 힘들었지만 밤하늘의 수많은 별과 대자연의 장관을 잊을 수 없다"며 "무엇보다 나의 여행을 도와주려는 몽골 사람들의 순박하고 친절한 모습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고 말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대학 졸업반으로 취직 등 현실의 벽과 마주친 이 씨는 "대륙횡단을 통해 얻은 용기로 꼭 취업에 성공하겠다"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북미와 아프리카 지역을 횡단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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