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P5+1(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독일)이 지난해 11월 타결한 임시 핵협상안을 20일부터 6개월 동안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 포기를 최종 목표로 하는 합의 이행의 첫발을 뗀 것이다.
이란은 핵무기 전용 우려가 있는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중단하고 국제기구의 핵시설 사찰을 허용한다. 미국 등은 그 대가로 42억달러(4조4,437억원) 규모인 이란의 해외자산 동결을 단계적으로 해제한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란과 P5+1이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실무협상을 열고 합의 이행안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 계속 기회를 줘야 할 때"라고 환영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도 이날 국영통신을 통해 "이행안이 20일 발효될 것"이라며 합의 사실을 확인했다. 양측은 임시 핵협상안 타결 직후부터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에서 실무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란은 합의에 따라 20일부터 농도 5% 이상의 농축우라늄 생산을 중단하고 농도 20%의 고농축우라늄 비축분은 희석ㆍ중화 방식으로 폐기한다. 또 우라늄 농축 핵심시설인 나탄즈ㆍ포르도 핵시설에 설치된 원심분리기 가동을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일사찰을 받기로 했다. IAEA는 매달 사찰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미국 등은 이란의 합의 이행을 봐가며 동결상태인 이란의 원유대금 42억달러가 들어있는 해외계좌를 차례로 풀어준다. 미국 고위관리는 2월 1일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5억5,000만달러씩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는 전했다. 서방이 예정한 대로 금, 귀금속, 자동차부품, 석유화학제품 금수조치까지 해제하면 이란은 70억달러의 경제 이득을 볼 것으로 추산된다.
이란과 서방은 임시 합의안 이행 기간 중 이란 핵문제의 최종 해결을 위한 포괄적 협상을 진행한다. 아락치 차관은 "2, 3주 뒤 이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지난해 임시 핵협상안 타결 때 "향후 1년 안에 포괄적 합의안을 도출"하기로 합의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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