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에게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주사해 잠들게 한 뒤 성폭행한 성형외과 원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병원의 사무직 여직원 김모(37)씨를 성폭행한 혐의(강간)로 병원장 최모(43)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경찰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8월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청담동 A성형외과 수술 안정실에서 김씨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해 잠들게 한 뒤 성폭행하는 등 같은 달 세 차례에 걸쳐 동일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다른 직원들이 퇴근한 뒤 "업무 과중으로 피곤하다"는 김씨에게 처방전 없이 프로포폴을 불법 주사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1차 범행 뒤 "경찰에 고소하겠다"는 김씨에게 최씨는 용서를 구하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이후에도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서로 연인으로 발전한 단계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씨는 "병원장에게 폭행 당해 피를 흘린 사진 등 관련 증거도 갖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중국 일본 등에서 성형관광을 온 외국인들과 국내 유명 연예인들을 수술해 온 최씨는 1년 전쯤 한 홍콩인이 "수술 부작용이 생겼다"며 제기한 소송 과정에서 김씨를 알게 됐다. 김씨가 홍콩인 피해자를 잘 안다며 수습에 나섰고 고소가 취하되자 최씨는 김씨를 병원 사무보조 직원으로 정식 채용했다. 지난해 초 최씨가 운영하는 A병원은 처방전 없이 프로포폴을 투여하는 등 불법 의료행위로 식품의약품안전처 단속에 적발되기도 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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