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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성향… "가톨릭 교리 사제 정치 개입 금지"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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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성향… "가톨릭 교리 사제 정치 개입 금지" 견해

입력
2014.01.1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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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추기경에 서임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71ㆍ안드레아) 대주교는 정진석(83) 추기경과 함께 복수 추기경 시대를 열게 됐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1969년 고 김수환(1922~2009) 추기경이, 2006년에는 정진석(83) 추기경이 각각 탄생해 복수 추기경 시대를 이어갔으나 김 추기경이 2009년 선종하면서 지금은 정 추기경만 남아있다. 정 추기경도 2012년 6월 은퇴한 뒤 대외 활동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이다.

이번 염 추기경 서임으로 530만 신자에 세계 8,9위에 이르는 교황청 재정분담금을 내고 있는 한국 가톨릭의 체면을 세우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염 추기경은 1943년 12월 5일 경기 안성군 삼죽면에서 고 염한진(갈리스도)ㆍ백금월(수산나) 부부 슬하의 5남 1녀 중 3남으로 태어났다. 염 추기경의 사제의 길은 태중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친은 뱃속에 셋째 아이가 들어서자 "이 아이는 성모님께 바치겠습니다"라고 매일 서원 기도를 했다. 염 추기경은 그런 모친의 기대에 부응했고, 아래 형제들 역시 사제의 길을 선택해 4남 수완(서울 문정동 본당 주임), 5남 수의(서울 잠원동 본당 주임) 3형제가 서울대교구 소속 사제로 성직자의 길을 걷고 있다.

6대째 가톨릭을 믿고 있는 염 추기경의 4대조 염석태 할아버지는 1850년 5월 충북 진천 감영에서 순교했고, 그의 부인 김마리아 할머니도 같은 해 9월 경기 죽산성지에서 참수형을 당했다.

염 추기경의 사제로의 길은 곧았다. 동성중ㆍ성신고를 거쳐 1970년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사제 서품을 받았다. 이후 서울 이태원 본당과 장위동 본당 등의 주임신부를 거쳤다. 2002년 주교 서품을 받은 뒤 서울대교구 총대리 주교로 재직하다 2012년 5월 서울대교구장에 올랐다.

염 추기경은 '아멘, 오소서 주 예수님!'을 사목표어로 삼고 있으며 소탈하고 격의 없는 성격으로 탁월한 소통 능력을 갖고 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염 추기경을 "훤한 인물이 말해주듯 인내와 겸손의 덕을 갖춘 분"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교리에 관한 한 원칙주의자다. 2005년 가톨릭 서울대교구 생명위원장을 맡았을 때엔 생명 경시 풍조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황우석 교수의 배아 줄기세포 개발을 비판하기도 했다. 여기서 한 발 나아가 생명윤리 문제를 법적으로 개선할 방법을 찾기도 했다.

특히 보수적 성향으로 평가받는 염 추기경은 지난해 11월 명동대성당 미사에서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사제들의 시국 발언에 대해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사제들이 정치ㆍ사회적으로 직접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우회 비판해 진보 진영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당장 진보적 평신도 단체인 정의평화민주가톨릭행동추진위원회는 개혁 성향 추기경의 탄생을 희망하는 청원서를 교황청에 보내기로 하고 서명운동에 들어간 바 있다. 가톨릭 교계 관계자는 "한국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수적인 성향의 염 추기경을 임명한 것은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변화를 이루라는 신호로 여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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