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째 계속되고 있는 '금년의 표현'(Words of the Year 2013) 중 because도 뽑혔다. 미국 사투리학회에서 선정했는데 because라는 단어가 이제는 명사와 형용사 등 다른 품사를 수반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고 전통적으로 'because of X'라는 어구 용법이 무시되고 'because X'식으로 쓰이는 표현법이 논쟁거리가 된 것이다. 심지어 'I went to bed early because tired'처럼 사용되는 게 과연 영어다운 문장인가 도처에서 의문을 제기한다.
언어학자와 어의학자, 문법학자, 역사가, 작가, 편집자 등으로 이뤄진 125년 전통의 이 협회에서는 새로운 단어나 표현만이 아니라 기존 단어가 새롭게 각색되거나 엉뚱한 용법으로 쓰이면 이를 새로운 단어의 등장처럼 조명한다. 그런데 작년에 because가 접속사가 아니라 전치사처럼 사용되는 비율이 높아지고 젊은층이 'because busy, because awesome'처럼 사용하는 비중이 커진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I can't go there because him' 같은 문장이 가능해지는데 이를 역으로 바꿔 전치사 다음에 형용사나 기타 다른 말을 대입해 보면 어리둥절해진다. 따라서 'I can't go there because tired' 같은 문장을 용인할 것인가는 순전히 앞으로의 대중성과 변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비슷한 용례로 'Although fat, he is very fast'의 문장을 보면 접속사절 'although he is fat'이 주절과 주어가 같은 경우 생략 가능하다는 이유로 줄여 쓰는 경우가 있다.
원칙과 규칙은 사람이 만들고 그 기준 또한 시대와 사회 정서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젊은층에서 '~때문에' 어구를 'because of'라는 전통적 용법으로만 사용할 필요가 없다며 'because tired', 'because useful', 'just because tired'는 물론이고 'because money'처럼 명사를 수반하거나 절을 수반해 아무거나 마구잡이로 'because X'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독일어에서는 이 같은 생략형이나 줄임형이 더 일반화돼 있어 영어의 이런 변이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학자는 except가 고대 영어에서는 접속사로 쓰이다가 동사로도 쓰이고 현대에 이르러 전치사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을 참고한다면 because의 경우도 시대적 요구로 얼마든지 변화를 겪을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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