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루에, 항아리에, 또는 장판 밑에….
집안 깊숙이 숨겨져 있다가 심하게 부패돼 작년에 교환된 훼손 지폐가 6억원이 훨씬 넘었다.
12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3년중 손상화폐 교환 및 폐기 규모'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한은 화폐교환 창구에서 교환해준 손상 지폐가 13억7,758만원이었다.
지폐 훼손의 가장 흔한 사유는 부패. 전체 훼손 지폐의 절반에 육박하는 6억5,183만원(2,256건)에 달했다. 전남에 사는 C씨는 모친이 자루에 넣어 창고에 보관하다 습기로 부패한 5만원권 2,600만원을 교환했고, 서울 J씨는 세탁기 밑에 놓아둔 비자금 1,400여만원을 한은에 들고 왔다. 또 광주 K씨는 지하실에 보관하다 잔뜩 곰팡이가 쓴 부동산 구입자금 1억8,000여만원을 신권으로 교환하기도 했다. 장판 밑이나 항아리 안에 돈을 오랜 기간 넣어두다 부패된 경우도 많았다.
부패된 지폐를 모두 교환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실제 작년에 교환을 위해 한은을 찾았지만 반액만 돌려받거나 아예 무효 판정을 받은 훼손 지폐는 8,872만원으로 전체 교환 의뢰 금액의 6.1%나 됐다. 한편, 작년에 훼손으로 교환된 주화는 12억4,740만원이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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