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한국의 청소년들과 공유해 이들이 미래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잠재력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미국 하버드 대학생 12명이 국내 고등학생들에게 교육재능기부 프로그램을 3년째 펼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하버드대 재학생들로 구성된 교내 해외봉사팀인‘날개나눔’. 이 팀은 한인 유학생 8명과, 대만 등 외국인 학생 4명 등 총 12명의 학생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3박4일간 경기 가평 한화인재경영원에서 우리나라 고교생 1~2학년 1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리더십을 비롯 혁신적 사고와 창의력 증진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강의와 토론에 참여해 자신들의 지식과 경험을 고교생들과 직접 나누며 이들의 ‘형, 누나’가 됐다.
‘날개나눔’ 공동대표로 이번 프로그램을 주관한 백소현(22ㆍ하버드대 응용수학과 3학년) 씨는 10일 “우리가 배운 지식을 조금이나마 학생들에게 알려 줄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학생들이 이번 캠프를 통해 한 단계 성숙하고, 자신의 재능을 스스로 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8살 때 미국 버지니아로 유학을 떠나 줄곧 미국에서 생활해온 백 씨는 그동안 모국인 한국을 잊지 않기 위해 스스로 한국어와 한국 역사 등에 대해 꾸준히 공부해왔다. 그래서 인지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많은 고교생들이 그를‘큰 누나’라고 부를 만큼 친숙하게 느껴 단연 인기가 최고였다. 백 씨는 “이번 캠프를 통해 고교생 동생들을 여러 명 갖게 돼 기분이 최고”라며 “앞으로도 이들과의 인연을 잘 발전 시켜나갈 계획”이라고 기뻐했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은 영어 캠프와 리더십 캠프가 융합된 형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한화그룹이 후원해 전 일정이 무료로 진행됐다. 2012년 처음 시작돼 올해로 세 번째다. 특히 올해는 지난 두 차례의 캠프가 “매우 유익했다”는 입 소문이 퍼지면서 100명 모집에 700명이 지원하는 등 시간이 갈수록 캠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날개나눔’팀은 지원자들이 한꺼번에 몰리자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운영진이 직접 서류심사와 전화면접을 통해 100명을 최종 선정했다. 백 씨는 “참가지원자들의 열정, 인성, 우수성, 그리고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인생목표 등을 다방면으로 평가해 최종참가자를 선발했다”며 “특히 계층과 지역의 학생들에게도 교육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00명의 학생들의 학교형태를 보면 검정고시, 공고ㆍ상고, 외고, 인문계 학생 등 다양했다. 학생들의 출신 지역도 제주를 제외한 전국 각지에서 골고루 선발했다.
특히 이번 캠프에는 하버드대 인류학과 교수인 니콜라스 하크니스와 동아시아학과 교수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 등이‘날개나툼’팀에 합류해 더욱 의미가 컸다. 이들 교수는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사회문화인류학 관점의 리더십’이란 주제 등으로 특별 강의를 펼쳤다. 백 씨는 “세 차례의 캠프활동으로 ‘날개나눔’ 운영진들 스스로도 점점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뿌듯한 느낌”이라며 “졸업 후에도 한국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고 밝혔다. 글ㆍ사진
가평=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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