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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데이트] <플랜맨> 한지민 “파트너 정재영의 여신 칭찬을 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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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데이트] <플랜맨> 한지민 “파트너 정재영의 여신 칭찬을 누려~”

입력
2014.01.12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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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지민이 ‘존재 자체가 애교’라는 주위의 칭찬에 한껏 미소를 지었다. 천상 여자인 듯 입이 귀에 걸릴 듯 표정을 띄웠다. 하지만 한지민은 실상 애교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는 털털한 성격이다. 한지민이 실제의 모습을 드러낸 영화 (감독 성시흡ㆍ9일 개봉)으로 2년 만에 컴백했다. 드라마 이후 다소 긴 공백기를 가졌던 한지민은 이번 영화에서 기존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반전 매력을 내뿜고 있다.

●털털하게 망가지다

한지민은 에서 1분 1초까지 계획하고 사는 남자 한정석(정재영)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게 되는 유소정을 연기하고 있다. 영화 제목 ‘플랜맨’은 소정이 궤도에 맞춘 삶을 사는 정석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편집증, 결벽증, 강박증 등 온갖 정신적 문제에 갇혀 사는 정석을 바꿀 요량으로 계획 없는 자신의 삶에 끌어들인다. 극중 소정은 인디밴드의 보컬이자 기타리스트. 정석과는 정반대 인생을 살지만 1분 1초를 진심으로 대하는 따뜻한 여자다.

한지민은 “밝고 차분한 느낌보다 정신 없이 보이려 했다. 그래야 정석의 병적인 행동인 잘 드러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부스스한 헤어스타일, 진한 메이크업, 구겨지고 대충 입은 듯한 옷은 정석과 완벽히 대비되는 스타일이다”고 설명했다.

한지민은 소정의 외형을 만들 때 감독과의 숱한 회의 끝에 “승리했다”고 말했다. 성시흡 감독은 로커의 시각적 이미지를 위해 커트 헤어스타일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지민의 생각은 달랐다. 영화 후반부 소정과 정석의 멜로신에 커트 머리가 오히려 케미(케미스트리)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겠다는 판단에 자르지 않겠다고 우겼다.

한지민은 “정석이 좋아하는 여인과 상반된 모습과 홍대 인디밴드의 여가수라는 일반적 이미지를 연상하고 싶지 않았다. 소정의 비주얼은 내 제안이 담겨 있다. 계획대로 사는 정석이 기절할 만큼의 강한 이미지를 내고 싶어 밝게 탈색하고 부스스한 펌 헤어를 했다. 머리칼이 짧으면 미소년 느낌이 강해 긴 머리로 가자고 우겼다. 메이크업 역시 너저분하고 게으른 느낌으로 아이라인을 성의 없이 ‘찍’ 그렸다”고 말했다.

6개월 여 보컬 트레이닝과 기타 레슨도 받았다. 영화 중반 를 부를 때의 깜찍한 고양이 분장 역시 그의 아이디어였다. 정석이 싫어하는 고양이를 표현하는 동시에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고양이 귀 머리띠와 코를 까맣게 칠했다. 귀여운 고양이 춤은 전날 급히 안무가를 섭외해 율동을 짰다.

●노는 재미에 빠지다

한지민은 2003년 으로 데뷔 후 온실 안 여배우로 20대를 보냈다.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미팅, 클럽 나들이, 배낭여행 등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지난 2년 동안의 동안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가고 편하게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등 친언니의 말대로 늦바람이 들었다고 할 만큼 알찬 시간을 보냈다. 배우로서는 새로운 소속사에 둥지를 트는 변화도 있었다.

한지민은 “이전에 나는 참 고지식했다. 항상 집과 촬영장 외에 벗어난 적이 없었는데 나가보니 세상은 넓고 자유로웠다. 서른 살이 되자 친구 둘과 여행을 갔는데 내가 잘 어울릴 수 있는지 처음 느꼈다. 이전에는 아예 이런 재미가 있는지 아예 몰랐다”고 말했다.

쉬면서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시간 덕에 의 출연 제안을 하루 만에 “오케이”할 수 있었다. 예전의 한지민이라면 어쩌면 소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을 터다. 밝은 성격이긴 해도 일하면서 소심해져 주눅이 들어 힘들게 연기를 했을 것이다. 서른이 넘으면서 혼자 헤쳐나가게 되는 일이 많아졌고, 사람들과 더 어울리면서 소정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여배우는 홀로 가는 돛단배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외롭고 치열하다. 한지민도 그랬다. 그런 마음을 내려놓고 숨 한 번 크게 쉬는데 일조한 이가 노희경 작가다. 두 사람은 드라마 (2011~2012년)에서 호흡을 맞췄지만 훨씬 이전부터 NGO단체 JTS에서 함께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한지민이 입만 열어도 울고, 대중의 관심을 버거워할 때 노 작가는 법륜스님이 주최한 4박 5일간의 ‘깨달음의 장’에 보냈다. 일종의 명상 캠프와 같은 그 곳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경험을 체득했다.

한지민은 “마음가짐이 바뀌었다. 배우라는 직업은 어쩔 수 없이 대중의 시선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예전에 나는 그조차 힘들어 회사나 매니저의 등 뒤에 숨었다. 지금은 그조차 내가 감당해야 하는 것이라 마음을 바꿨다. 대신 한지민의 삶을 후회 없이 살고 싶다. 그래서 작품을 더 많이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파트너의 칭찬에 춤추다

의 관람 포인트 중 하나는 정재영과 한지민의 호흡이다. 이성간의 화학적 호흡은 물론이고 보컬과 건반 연주자로의 밴드 궁합도 상당히 훌륭하다. 1970년생 정재영과 딱 띠동갑의 한지민은 나이차의 거부감 없이 서로에게 잘 녹아 榕駭? 한지민에 따르면 정재영은 촬영 내내 배려하는 남자였다. 파트너를 배려하고 응원하는 일이야 어느 작품에서든 흔히 일어난다. 한지민에 따르면 정재영은 ‘닥치고 찬양’이었다. 성별을 떠나 주연배우라면 생길 수 있는 약간의 심리전조차 전혀 없었다. 급기야 의 제작보고회 때 정재영은 한지민을 ‘여신’이라 불러 민망케 했다. 얼마 전 함께 출연한 SBS FM라디오 에서도 말해 ‘전국 여신’으로 강제 등극했다.

한지민은 “처음에는 당황도 했고 부끄러웠다. (정)재영 선배의 배려심에 감사했지만 알고 보니 상대 여배우는 늘 여신으로 칭송하더라. 말로만 여신, 여신 하니까 이제는 나도 즐기게 된다. 아마 영화 홍보가 끝나면 여신 취급도 끝날 것 같아 지금은 누리려고 한다”고 까르르 웃었다.

@ㆍ사진=김지곤기자

이현아기자 lalala

한국스포츠 lalala@ㆍ사진=김지곤기자 photo@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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