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윤강열)는 10일 아내의 쌍둥이 언니(당시 32세)를 살해한 뒤 암매장한 전직 프로농구 선수 정모(32)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처형을 목 졸라 살해하고 이를 은폐하려고 차 트렁크에 이틀간 싣고 다니다가 시신을 유기했으며 사체 소훼를 시도하는 등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 "범행 후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가족에게 문자를 보내 마치 피해자가 살아있는 것처럼 오해하도록 하는 등 유족에게 평생 치유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범행 후 수사기관에서 아내의 사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허위 진술한점, 이 사건으로 유족들이 강력한 처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정씨가 처음부터 처형의 벤츠 승용차를 가로챌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강도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무죄로 판단하고 살인과 사체은닉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정씨는 지난해 6월 처가에서 처형과 말다툼을 벌이다 살해한 뒤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고교 시절 '농구 천재'로 불렸던 정씨는 2005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오리온스에 전체 8순위로 지명돼 프로농구에 데뷔했다가 무단 이탈 등으로 2006년 울산 모비스로 팀을 옮겼고 여기서도 적응하지 못해 결국 선수생활을 접었다.
수원=김기중기자 k2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