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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1월 11일] 경제 예측 전망과 희망

입력
2014.01.1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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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돈 풀기(양적 완화)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진정시켰다는 칭송을 받는 벤 버냉키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그도 2008년 9월 리먼 사태가 터지기 불과 5개월 전에는 "베어스턴스(당시 파산한 미국 투자은행)와 같은 사태는 더 이상 없다"고 공언했다. 18년 간 세계 경제대통령으로 군림하면서'마에스트로(거장)'라는 찬사를 받은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도 마찬가지다. 위기 징후가 나타난 2006년 11월"미국 주택시장이 조정을 받는 최악의 시기는 벗어났다"고 단언했다.

■ 물론 위기를 예견한 예도 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미리 짚었다고 알려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나는 10%쯤 옳았을 뿐인데, 다름 사람들이 150% 틀렸기 때문에 부각된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해'미스터 둠(Mr. Doomㆍ비관론자)'이라는 별명을 얻은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그것이 유럽재정위기로 번지리란 생각은 못했다. 오죽하면 로 유명한 경제학자 존 갤브레이스가 "경제 예측의 유일한 기능은 점성술을 존경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을까.

■ 흔히 경제 예측은 모형과 직관의 합작품이라고 한다. 각종 지표를 분석해 주요 변수간 관계를 프로그램화한 거시계량모형을 사용해 전망치를 뽑고, 여기에 전문가의 식견에 기초한 미세조정을 덧붙여 최종 결과를 내놓는다. 모형도 불완전하고, 직관도 부정확하기 십상이다. 더욱이 미래는 경제주체의 노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영역이다. 경제 예측에서'전망'과 '희망'이 곧잘 뒤섞이는 이유다.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 정부는 3.9%, 한국은행은 3.8%로 예상했다. 그런데 최근 방한한 미 경기예측전문가 앨런 사이나이 박사는 훨씬 낮은 3.5%를 제시했다. MIT 교수 출신으로 직접 투자회사도 운영하는 그는 우리 정부가 지난해 몇 차례 성장률을 수정하는 사이 연초부터 2.8%를 주장해 적중시켰다. 개인적으로 그의 전망에 더욱 믿음이 가지만, 정부의 기대대로 훌쩍 성장하기를 희망해 보는 한 해다.

박진용 논설위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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