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차별에 저항하는 시와 희곡을 쓰며 1960~70년대 미국의 흑인 예술 운동을 주도한 아미리 바라카(본명 르로이 존스ㆍ사진)가 9일(현지시간) 타계했다. 향년 79세.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바라카가 지난달부터 뉴저지주 뉴어크의 베스 이스라엘 병원에 입원해있다가 이날 숨졌다고 전했다.
바라카는 60∼70년대에 매우 급진적으로 인종 차별과 인권 문제에 접근했던 작가로 꼽힌다. 당시 그는 '노예선' '더치맨' 등의 작품에서 살인, 고문 등 과격한 주제를 다루면서 흑인 예술 운동의 지도자로 활동했다.
바라카는 인권 문제에 대한 정치적 논쟁을 예술계로 확장한 작가로도 거론된다. 외신은 적어도 한 세대의 시인, 극작가, 음악가에게 영감을 준 작가로 그를 평가했다.
그는 흑인 인권운동가 맬컴엑스가 1965년 암살되자 할렘으로 이주하고 블랙내셔널리즘을 주창하며 평화주의와 인종차별폐지 운동을 본격화했다. 1974년 이후에는 마르크스주의에 기울고 제3세계 해방운동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이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정치적 입장을 조금씩 바꾸기는 했지만 백인문화에는 일관되게 반대했다. 그래서 그는 '문학계의 맬컴 엑스'로 불린다. 그가 사용한 길거리 언어는 랩과 힙합 등에 영향을 주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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