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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캡틴 이현호 플레잉코치 변신 '얼떨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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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캡틴 이현호 플레잉코치 변신 '얼떨떨'

입력
2014.01.1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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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캡틴 이현호(34ㆍ192㎝)가 플레잉 코치로 변신했다. 대개 은퇴를 앞둔 선수들이 플레잉 코치 직함을 달고 마지막 시즌을 뛰지만 이현호의 사례는 다르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지난 8일 팀 훈련에서 이현호와 대화를 나눈 뒤 주장직을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포웰에게 넘겨주기로 했다. 분위기 전환과 포웰에게 책임감을 심어주고자 내린 결정이다.

유 감독은 "직함은 줬는데 앞으로 몇 년간 더 기량을 발휘할 선수"라며 "(이)현호는 플레잉 코치든, 주장이든 간에 기본적으로 방향을 잘 알고 팀을 이끌어준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현호는 "몇 년 더 뛰어야 하는데 플레잉 코치 소리를 들으니 확 늙은 것 같다"며 웃어 보인 뒤 "그 정도 위치는 아닌 것 같고, 해왔던 대로 선수들끼리 손발을 계속 맞추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03~04시즌 신인왕 출신인 이현호는 어느덧 팀 내 최고참이다. 본인 스스로 한창 뛸 나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은 일단 포웰에게 주장 완장을 넘겼지만 구단이 내년 포웰과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플레잉 코치를 내려 놓고 다시 주장을 맡을 생각이다.

이현호의 경쟁력은 아직도 충분하다. 큰 키는 아니지만 신인 시절부터 수비하나 만큼은 돋보였다. 몸 싸움을 즐기고, 외국인 선수 수비에도 능하다. 선수들 사이에서 '파이터'로 불리고, 외국인 선수들은 '스트롱 맨(Strong Man)'이라고 표현한다. 이현호는 "나만의 캐릭터를 계속 지켜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플레잉 코치를 달고 처음 치른 9일 SK전에서 올 시즌 자신의 최다 득점인 17점을 넣고 9개의 리바운드를 건져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부지런한 움직임과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으로 솔선수범했다. 또 SK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를 11점으로 틀어막았다.

사실 이현호는 코트 밖에서도 유명세를 탔다. 지난해 5월 서울 양천구의 한 놀이터에서 담배를 피우던 중고생들을 훈계하는 과정에서 '꿀밤'을 때려 불구속 입건된 적이 있다. 다행히 청소년들을 타이르려 한 정상이 참작돼 선고가 유예됐고 경찰로부터 청소년 선도대사로 임명돼 여러 기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현호는 "프로 지도자는 선수라면 누구나 꾸는 꿈"이라며 "아마추어 농구는 학부형에게 시달리는 일부 학교가 있다. 그런 학교에는 가고 싶지 않고 돈 걱정 없이 내 마음대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곳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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