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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웅할거' 국내 바둑, 새해 벽두부터 패권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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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웅할거' 국내 바둑, 새해 벽두부터 패권다툼

입력
2014.01.1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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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내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이세돌이 지난해 13년 만에 처음으로 무관으로 전락하면서 국내 바둑계는 박정환, 김지석, 최철한, 박영훈, 강동윤, 조한승이 9개 타이틀을 나눠 갖는 군웅할거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에는 단 하루도 평화로운 날이 없는 법,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뭇 군웅들이 자신들의 영지를 넓히기 위해 서로 물고 물리는 치열한 영토 쟁탈전을 시작했다.

전통의 기전 국수전에서 이미 작년 말부터 조한승과 이세돌의 도전 5번기가 진행 중이고, 박정환과 최철한이 격돌하는 천원전 결승 3번기가 9일부터 시작됐다. 12일에는 맥심커피배서 랭킹 1위 박정환과 2위 김지석의 새해 첫 맞대결이 펼쳐지고, KBS바둑왕전에서는 일찌감치 결승에 선착한 박정환이 패자전에서 올라올 이세돌-박영훈의 승자를 상대로 21일부터 결승 3번기를 갖는다.

먼저 국수전에서 이세돌이 화려한 재기를 꿈꾸며 입단 동기 조한승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세돌은 7일 한국기원 본선대국실에서 벌어진 제57기 국수전 도전 5번기 제3국에서 타이틀보유자 조한승에게 승리, 중간 전적 1승2패를 기록했다. 작년 말 고향인 전남 신안군청에서 열린 제1국과 지난 2일 치른 제2국에서 연패해 일찌감치 막판에 몰렸던 위기를 딛고 일어나 간신히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이세돌이 국수 타이틀을 차지하려면 남은 두 판을 모두 이겨야 하는데 조한승이 이세돌과 통산 전적에서는 16승23패로 뒤지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 중요한 길목에서 이세돌의 발목을 잡았고, 특히 2009년 이후에는 5승2패로 오히려 상대전적에서 앞서 있어 앞길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조한승의 국수 3연패냐, 이세돌의 화려한 재기냐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도전 4국은 1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세돌이 이길 경우 제57기 국수타이틀의 주인은 15일로 예정된 최종국에서 가려진다.

9일부터 시작된 제18기 천원전 결승 3번기는 박정환과 최철한의 두 번째 타이틀매치다. 첫 만남인 2012년 맥심커피배 결승전에서는 박정환이 2대0 완봉승을 거뒀다. 통산 전적에서도 박정환이 9대 4로 앞선다. 그러나 최철한이 작년 말 명인전 결승전에서 화끈한 싸움바둑을 구사해 이세돌을 꺾고 첫 우승을 차지했고, 특히 천원전에서 네 번이나 정상에 올라 개인적으로 인연이 깊은 편이어서 결과는 속단할 수 없다. 천원전 결승 2, 3국은 14, 16일 열린다.

12일에는 제15기 맥심커피배 본선에서 박정환과 김지석의 새해 첫 맞대결이 벌어진다. 랭킹 1위이자 국내기전 3관왕인 박정환은 랭킹 2위에 2관왕인 김지석이 1인자로 올라서기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마지막 관문이다. 상대전적에서는 박정환이 13승3패로 월등히 앞서지만 최근 김지석이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어 새해 벽두에 펼쳐지는 양웅의 대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부터 시작되는 제32기 KBS 바둑왕전 결승 3번기도 무척 주목된다. 지난 기 우승자 박정환의 4년 연속 우승 여부도 주요 관심사지만 그에 못지않게 20일 벌어질 이세돌과 박영훈의 패자 결승전 결과에 바둑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만일 이세돌이 KBS바둑왕전에서도 정상 복귀에 실패한다면 무관 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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